금융권 산별교섭 복원될까…내일 은행연합회 이사회서 논의
작년 성과연봉제 갈등으로 중단…금융노조 최근 산별교섭 재요구
은행별로 "협상장 가겠다" vs "현재로써는 응하기 어렵다" 갈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박의래 기자 =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갈등 등으로 지난해 중단된 금융권의 산별교섭 복원 여부가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사용자 측에 산별교섭에 응하라고 공개적으로 촉구한 가운데 시중은행장들이 오는 28일 이 문제를 논의한다.
하영구 전국은행연합회장은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8일 열리는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금융노조의 산별교섭 요구에 관해 주요 은행장들과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사용자들은 2010년부터 사용자협의회를 구성해 금융노조와 산별교섭을 했다. 그러나 작년에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대부분이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했고 이후 산별교섭이 중단됐다.
금융노조는 최근 산별교섭을 요구하며 이달 17일과 24일을 교섭일로 정해 통보했으나 사용자 측은 전원 불참했다.
이와 관련 일부 은행장은 금융노조가 산별교섭을 진행하자고 지정한 날 일단 협상장에 나가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31일 오후 2시에 예정된 임단협에 은행장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면 복수의 시중은행은 태도를 미리 분명히 하기보다는 28일 모임에서 산별교섭 재개에 관해 의견을 나눈 뒤 행동 방침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장은 "금융노조에서 요청이 왔으니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한번 대화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사용자 사이에서 산별교섭을 하자는 움직임이 있으면) 중의(衆意)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같이 해야 한다면 (산별교섭을 위한 단체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에 참여해야 할 것"이라며 "하려면 다 같이해야지 어느 곳은 하고 어느 곳은 안 하고 할 일이 아니다"고 반응했다.
또다른 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들과 협의해 보고 의견이 모이면 그 내용에 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은행은 아직 산별교섭이 중단될 당시 불거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며 교섭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한 은행장은 산별교섭이 중단된 것은 각기 다른 사업장이 함께 교섭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과 성과연봉제에 대한 사측과 금융노조의 의견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서 "현 상태에서는 어렵고 과거 상황에서 발전된 것이 있어야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분위기에 비춰보면 28일 논의 내용에 따라서 은행들의 행동 방향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사용자협의회에 참여해 산별교섭을 한 사업장은 33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는 은행이 아닌 사업장이 다수 포함돼 있다.
따라서 은행들이 행동 방향을 정하더라도 은행이 아닌 사업장이 보조를 맞출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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