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듯' 퍼부은 빗줄기…강원·경기북부 비 피해 속출(종합)
가로수 뽑히고 간판 넘어지고…예고된 폭우에도 등산·트레킹 '눈살'
(의정부·춘천=연합뉴스) 최재훈 박영서 기자 = 24일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시간당 60∼70㎜의 장대비가 퍼부은 강원도와 경기북부에서 비 피해가 잇따랐다.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세차게 내린 비에 가로수와 간판이 힘없이 넘어졌고 예고된 폭우에도 산에 오른 산악회원들은 119구조대 덕에 큰 화를 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내린 비의 양은 홍천 내면 195mm, 화천 광덕산 183.5㎜, 춘천 북산 153.5㎜, 포천 95.9㎜, 가평 89.5㎜, 파주 88.5㎜, 동두천 88.0㎜, 연천 72.0㎜ 등을 기록했다.
현재는 비구름이 남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충청도를 중심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데 많은 비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 등 안전사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버스정류장 덮친 간판·고압선 덮친 나무
경기도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기습 폭우로 파주시 적성면의 상가 건물 1채와 동두천시 하봉암동의 빌라 1채 등 건물 2채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양주에서는 백석읍과 남면 등 도로의 가로수 5그루가 넘어졌다.
또 백석읍에서 땅에 세워놓은 간판 1개가 쓰러져 인근 버스정류장을 덮치며 정류장 유리가 파손됐다.
경기북부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호우가 집중됐으며 파주의 경우 낮 12시∼오후 1시 1시간 동안 74㎜의 폭우가 쏟아졌다.
연천과 포천에서도 시간당 50∼70㎜의 강한 비가 내렸다.
오후 들어 시간당 50∼60㎜의 비가 쏟아진 강원도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오후 4시 17분께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에서는 나무가 고압선을 덮쳐 소방당국이 안전조치하는 등 정선, 인제, 양구, 춘천, 철원 등 도내 곳곳에서 나무가 비바람에 힘없이 쓰러졌다.
춘천과 철원에서는 하수도가 막히거나 범람해 지자체에 통보했다.
춘천에서는 동면 지내리의 한 육묘장이 침수돼 40t의 물을 빼냈고, 주택과 창고침수도 잇따라 지자체에 통보해 배수 조치했다.
◇ '산에 가지 말랬는데'…막무가내 트레킹·산행
23∼24일 최대 2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예보됐음에도 산악회원들이 계곡을 찾았다가 고립되는 일도 잇따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오후 1시 59분께 정선군 정선읍 여탄리에서는 임모(69)씨 등 울산의 한 산악회원 34명이 계곡 물이 불어난 탓에 고립됐다.
구조대는 로프로 회원들을 차례로 옮겨 1시간 30여 분 만에 모두 구조했다.
동두천 소요산에서는 오후 1시께 등산객들 7명이 폭우에 고립돼 119구조대의 도움으로 곧바로 하산했다.
오후 4시 14분께 양양군 서면 서림리에서는 서울에서 온 김모(11)군 등 중학생 5명이 수륙양용체험을 하다 고립돼 구조됐다.
이보다 앞선 오후 4시 6분께 홍천군 내면 율전리에서는 고추농사를 짓던 주민 9명이 폭우로 고립됐으며, 내면 방내리에서도 주민 6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이밖에 원주, 철원 등에서 주민 고립이 잇따라 소방당국이 안전한 곳으로 옮겼다.
◇ 댐 수위 수직상승…소양강댐 수문 개방 여부 관심
이달 들어 집중호우가 계속되면서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극심한 가뭄에 바닥을 드러냈던 강원 춘천시의 소양강댐 수위가 홍수기 제한수위를 넘어섰다.
소양강댐에 따르면 오후 5시 30분 댐수위는 홍수기 제한수위인 190.3m를 기록했다.
지난달 1일 163.65m보다 27m가량 높은 것으로 저수율도 78.9%까지 '껑충' 올랐다.
오후 2시께만 해도 소양강댐으로 흘러들어온 물의 양이 초당 1천200여t에 달하다 현재 2천438t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홍수기 제한수위가 넘게 되면 한국수자원공사 소양강댐 관리단은 댐 상·하류 상태와 앞으로 내릴 강우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문 방류를 판단한다.
소양강댐 관리단 관계자는 "단순히 물이 제한수위를 넘겼다고 수문을 여는 것은 아니다"라며 "수문 개방 여부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 수위도 오전 0시부터 비홍수기 하천행락객 대피 수위인 2m를 넘어선 이후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오후 5시에는 6.52m까지 높아져 접경지역 위기대응 관심 단계 수위인 7.5m와 불과 1m도 차이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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