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전 검찰총장 "마두로, 오데브레시 부패 깊숙이 연루"(종합)
美·브라질 등에 증거자료 전달…"조국의 법치 죽어…살해 위협 시달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베네수엘라의 루이사 오르테가 디아스 전 검찰총장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둘러싼 부패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검찰총장 회의에 참석한 오르테가 전 총장은 마두로 대통령이 브라질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와 관련된 부패행위로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오르테가 전 총장은 "마두로 대통령이 부패행위에 연루됐다는 많은 증거를 갖고 있다"면서 미국·브라질·콜롬비아·스페인 당국에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들의 부패에 관한 증거자료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르테가는 마두로 대통령이 외국 기업들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받았다는 내용이 증거자료에 포함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데브레시는 성명을 통해 "브라질을 포함해 영업활동을 해온 국가의 사법 당국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미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했으며 브라질·미국·스위스 정부 등과 부패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오데브레시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함께 브라질 정국을 뒤흔든 부패 스캔들의 핵심 기업이다.
오데브레시는 외국에서 공공건설 수주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살포한 혐의로 현지 사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뉴욕 주 브루클린 연방법원은 지난 4월 오데브레시에 26억 달러의 벌금을 확정했다. 이는 미국 법무부가 외국 공무원을 상대로 한 뇌물 제공을 불법화한 해외부패방지법(FCPA)에 따른 것이다.
한편, 오르테가는 사회주의 정권 추종자였으나, 수개월째 계속되는 유혈 반정부 시위에도 마두로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고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하자 반대파로 돌아섰다.
오르테가는 메르코수르 검찰총장 회의에 참석하면서 "베네수엘라에서 법치가 죽었으며 지역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그동안 살해 위협을 받아왔으며 나에게 불상사가 생긴다면 베네수엘라 정부의 책임"이라고 마두로 정권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호드리구 자노 브라질 연방검찰총장도 오르테가 해임을 '제도적 폭력'으로 규정하고 "이번 해임은 베네수엘라의 사법 정의 체계를 서서히 무너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르테가 전 총장은 친(親) 마두로 인사들로 구성된 베네수엘라 제헌의회가 지난 5일 자신을 해임하자, 국회의원인 남편 헤르만 페레르와 함께 네덜란드령 아루바를 거쳐 콜롬비아로 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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