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릴리안 생리대 품질검사 앞당겨 곧바로 시행"
2015년부터 3년 연속 '적합 판정'…논란 커지자 추가 검사 착수
소비자 문제제기 휘발성유기화합물 유해판단은 내년 가능할 듯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깨끗한나라[004540]의 생리대 '릴리안'을 두고 인터넷상에서 부작용 논란이 커지자 보건당국이 릴리안에 대한 품질검사를 곧바로 시작하기로 했다.
다만, 논란의 중심에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의 유해성은 이번 검사에서 확인할 수 없다. 이 부분은 시험법 확립을 위한 연구가 끝나는 내년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23일 "생리대 릴리안에 대한 추가 품질검사가 4분기에 예정되어 있었으나 릴리안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가중되고 있어 제품을 수거하는 대로 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식약처는 매년 생리대 품질검사를 하고 있다. 전수조사는 아니며 정기점검이 필요하거나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한 제품을 중심으로 검사가 시행됐다.
릴리안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식약처는 2015∼2015년 2년간 릴리안 35개 품목을 포함해 생리대 252개 품목을 수거해 검사했으며, 해당 제품들은 모두 적합 판정을 받았다.
올해 릴리안 검사는 4∼5월에 실시됐으며 역시 적합 판정이었다. 검사 대상은 릴리안슈퍼롱오버나이트, 릴리안순수한면팬티라이너무향롱 등 4품목이었다.
그러나 식약처의 품질검사는 형광증백제, 산·알카리, 색소, 포름알데히드, 흡수량, 삼출 등 9개 항목에 대해 이뤄진다.
소비자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생리대를 속옷에 고정하는 접착제 부분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생리대에 대한 규제 항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국내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관리기준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는 외국도 마찬가지인 상태다.
이에 식약처는 ▲ 원료나 제조 과정에서 잔류할 수 있는 휘발성유기화합물에 대한 분석법 확립 ▲ 국내 유통 중인 생리대 중 해당성분 함유량 조사 ▲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사업을 지난해 10월부터 진행중이다.
류영진 식약처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에 출석해 "원래 연구사업은 2016년 10월부터 2018년 10월까지로 잡혀 있지만 연구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 결과를 도출해 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릴리안을 사용하고 나서 생리량이 변하고 생리통이 심해졌다는 소비자 불만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나왔다.
소비자들은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법무법인 법정원은 지난 21일 포털 사이트에 '릴리안 생리대 피해자를 위한 집단소송(손해배상청구) 준비 모임' 카페를 개설하고, "릴리안 제품을 사용한 뒤 신체적 증상 및 정신상 고통 등의 피해를 입은 소비자분의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 소송'(손해배상청구)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지난 18일 제조사인 깨끗한나라는 "사용하는 모든 재료는 안전성을 검증받았다"며 한국소비자원에 릴리안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조사를 진행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도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을 어떤 방식으로 검사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식약처는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내는 생리컵은 현재 허가 전 사전검토 절차가 완료돼 9월 중에는 허가가 가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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