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전등 공사 도중 시공업체 '퇴출'…학생들 수업 피해 우려
교실 전등교체 업체, 허위서류 제출 들통나 계약 해지돼 공사 중단
제천교육지원청 "신규 업체 선정해 최대한 피해 없도록 조치할 것"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어른들의 잘못된 욕심으로 인해 애꿎은 초등학교 학생들이 궂은 날씨에도 불빛이 없는 어두컴컴한 교실에서 공부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교실 전등교체 공사를 맡은 업체가 허위 실적 서류를 제출했다가 들통나 계약이 해지되는 바람에 방학 전 공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던 애초 계획이 차질을 빚어서다.
21일 제천시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신백초등학교(18학급·학생 381명)는 이번 여름방학 기간 천장 교체 및 전기공사를 벌였다.
천장 석면을 제거하는 작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지만 형광등을 발광다이오드(LED)로 교체하는 공사는 어찌 된 일인지 중간에 조금 손만 대고 그대로 방치된 상태다.
오는 28일 개학을 앞둔 이 학교 관계자는 벌써 한 걱정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전기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교실을 사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공사 중단 상태가 계속되면 개학한 뒤에 어두운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할 판"이라고 답답해했다.
이 학교 구성원들이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것은 시공업체가 허위서류를 제출, 공사를 맡게 돼서다.
제천시교육청은 지난달 신백초와 내토초 2곳에 천장 교체 및 기타 전기공사(교실 등 교체) 입찰 공고를 냈다.
심사는 입찰 가격과 시공 경험, 경영 상태 등 3가지 기준으로 이뤄졌다.
가장 낮은 입찰가를 낸 A 업체가 시공 경험과 경영 상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전기공사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입찰에 참여한 또 다른 업체가 A 업체의 실적이 허위라며 이의를 제기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조사에 나선 시 교육지원청은 A 업체가 현재 진행중인 공사를 마치 끝낸 것처럼 실적에 포함한 뒤 입찰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확인, 부랴부랴 계약을 해지했다.
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A 업체가 제출한 서류상으로는 시공업체로 선정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며 "진상을 확인한 뒤 A 업체에 대해 부정당 업체로 지정해줄 것을 도 교육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도 교육청이 심의를 거쳐 부정당 업체로 지정하면 일정 기간 교육청이 발주하는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다.
시교육지원청은 재입찰 공고를 내 새 사업자를 곧 선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 최소 일주일 이상은 걸리기 때문에 신백초 학생들은 당분간 어두운 교실에서 수업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신백초 관계자는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면 수업에 지장이 있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학교 구성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서둘러 사업자를 재선정, 공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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