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군수 아들 잇단 비위·구설수 물의
공무원 속여 억대 보조금 타내고…동함평산단 유류 독점 공급
아내는 시아버지에게서 소 물려받고도 증여세 미납
(함평=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안병호 전남 함평군수 아들 안모(49)씨가 불법을 저지르는가 하면 '특혜의혹'을 사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21일 광주지법 목포지원 등에 따르면 광주지법 목포지원은 최근 사기, 보조금관리에관한법, 건축법 등 혐의로 기소된 안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 1년,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안씨는 축사시설현대화사업 보조금 지급 자격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안 군수 비서실장 동생인 김모(47)씨 등과 짜고 함평군 공무원을 속여 보조금 1억6천585만원을 지원받은 혐의다.
안씨는 아내 오씨 명의로 사업 신청하는 등 이들은 보조금을 받아 3개의 축사를 설립한 뒤 축사 지붕 등을 무단으로 연결·증축해 1개의 축사로 만들었다.
불법으로 만들어진 축사는 안씨가 실제로 운영했다.
이들은 아버지가 군수로 있거나 형이 비서실장으로 있는 함평군을 속여 '국민세금'으로 자기들 배를 불린 것이다.
함평군이 안씨 등에게 이러한 축사시설현대화사업 보조금을 지급할 당시, 축협조합장 출신인 안 군수의 소를 며느리 오씨가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오씨의 증여세 미납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었다.
2015년 당시 '차명 의혹'이 불거지자 안 군수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2010년 군수에 당선된 뒤 며느리에게 소 100여마리를 줬다"며 "며느리가 소를 직접 키우고 있고 내가 차명으로 국비(축사자금)을 지원받은 게 아니다"고 밝혔고, 오씨도 "아버님(안 군수)으로부터 소 100여마리를 받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씨는 "증여세를 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해 증여세를 납부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당시 소 시세와 증여세법에 따라 수천만의 증여세가 미납된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함평읍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안씨는 2013년 함평군이 시행사인 동함평산업단지 조성과정에서 10억원 가량의 유류를 독점 공급한 것으로 알려져 특혜의혹을 받았다.
당시 유류를 공급받은 건설업체 관계자는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역 내 주유소가 요구하는 일주일이나 보름가량의 결제일을 지키는 게 어려웠다"며 "안씨 주유소의 경우 결제일이 다른 주유소보다 길어 부득불 이용하게 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함평군 주민들은 군수 아들과 비서실장 동생 등이 연루된 범죄와 부조리에 대해 안 군수가 사과하는 등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 김모씨는 "군수 아들이 불법으로 보조금을 챙기고 군이 시행하는 산업단지 공사과정에 유류를 대거 공급하는 등 민선자치단체의 적폐를 보여주고 있다"며 "안 군수는 군민 앞에 사과하고 정치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씨의 해명을 듣고자 휴대전화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문자로 해명을 요구했으나 현재까지 답이 없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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