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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정권 설계사 배넌 '北군사해법 없다' 발언 후폭풍에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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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정권 설계사 배넌 '北군사해법 없다' 발언 후폭풍에 경질

CNN "트럼프 세계에서 배넌식 극우이데올로기가 더는 중심 아냐"

反이민명령 입안했으나 제동 타격…쿠슈너·켈리·맥매스터 등 온건파와 갈등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대선 승리의 공신이자 '오른팔'인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기어이 내쳤다.

인종갈등에 기름을 부은 버지니아 주 샬러츠빌 백인우월주의 유혈사태와 관련된 잘못된 조언과 '북한에 대한 군사해법은 없다'는 돌출발언 등으로 여론의 십자포화가 이어지자 '읍참마속'을 택한 것이다.

트럼프 정권 출범 7개월여 만이다. 3주 전 새 비서실장에 발탁된 존 켈리의 건의에 따른 것이라고 미 언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2주 전 그의 경질을 결심했지만, 샬러츠빌 유혈사태 등에 따라 정국이 어수선해지자 다소 주저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날 공개된 배넌의 진보 온라인매체 '아메리칸 프로스펙트'와의 인터뷰가 그의 결심을 굳히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한다.

미국령 괌 타격 위협 등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대해 '군사해법은 없다'고 단언한 배넌의 인터뷰 주장을 본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CNN이 백악관 복수의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그의 발언이 '화염과 분노', '군사해법 장전' 등 자신의 대북경고와 완전히 정면충돌하는 것으로 비친 탓이다.






배넌은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정권의 설계사로 자타가 공인하는 인물로 대선 캠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기적적인 대선 승리를 이끈 1등 공신이지만 최근 경질설에 시달렸다.

그의 고립주의와 국수주의로 인해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호'가 강해지기는커녕 오히려 약해졌다는 비판이 잇따르면서다.

배넌은 대선 당시인 지난해 8월 폴 매너포트가 물러나면서 대선 캠프의 CEO가 됐다.

'대안 우파(alt right)' 매체 브레이트바트뉴스 대표 출신인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미 우선주의 논리를 제공하는 이데올로그로서 사실상 이 정권의 좌장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국정과제로 꼽히는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입안한 것도 그였지만 이게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회의 반발과 법원의 제동 등으로 사실상 좌절하면서 그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실세인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 온건파이자 이른바 '글로벌주의자'들과 갈등을 빚은 것도타격이 됐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그와 측근들이 흔든 것도 켈리 비서실장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한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켈리 비서실장과 배넌이 '오늘이 배넌의 마지막 날'이라는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CNN은 "배넌이 자진사퇴와 해임 중 선택을 강요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배넌의 경질은 트럼프 대통령의 고립주의와 국수주의의 배후로 지목된 백악관 내 가장 논란이 있는 참모의 퇴출을 의미한다"며 "'트럼프 세계'에서 배넌의 이데올로기가 더는 중심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켈리 비서실장이 백악관의 드라마틱한 개편을 준비해왔으며 배넌의 경질은 그 일환"이라며 "맥매스터 보좌관에 대한 배넌의 네거티브 공세와 언론플레이 등에 켈리 실장이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배넌은 자신이 공동창업한 극우성향 매체 '브레이트바트'로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한 측근은 WP에 "배넌은 백악관 밖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과제 추진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sh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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