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죽음의 성직자', 석방되자마자 테러 혐의 또 체포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의 '이슬람국가'(IS) 연계 테러조직을 옥중 지휘해 온 급진 이슬람 성직자가 감형으로 석방되자마자 즉각 다시 체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부 자바 지역 법무인권 당국은 누사캄방안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아만 압두라흐만(45)이 독립기념일(8월 17일) 기념 특사로 감형을 받아 지난 13일 출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만은 교도소 문을 나서자마자 인도네시아 경찰 대(對) 테러특수부대 '88파견대'(덴수스 88) 대원들에게 붙잡혀 재수감됐다.
그는 현재 자카르타 인근 데폭의 경찰기동타격대(BRIMOB) 본부에서 테러 혐의와 관련한 조사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 내 소식통은 "그는 최소 6건의 테러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그는 인도네시아 내에 수천 명의 추종자를 거느리고 있으며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아만은 인도네시아에선 처음으로 IS에 충성서약을 한 인물이다.
그는 수마트라 섬 아체 주에 테러리스트 훈련소를 세운 혐의로 2010년 9년형에 처해졌지만, 다른 수감자들에게 극단주의 이념을 전파하는 등 옥중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아만은 2015년에는 IS를 추종하는 인도네시아 극단주의 단체 20여 곳으로 구성된 테러조직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를 출범시켰으며, 작년 초 IS 추종자들이 자카르타 도심에서 폭탄을 터뜨리고 무차별 총격을 가한 사건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아시아권에서 벌어진 IS의 첫 테러였으며, JAD는 이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곳곳에서 크고 작은 테러를 벌이고 있다.
올해 5월에는 자카르타 동부의 한 버스 정류장 앞에서 경찰을 겨냥한 연쇄 자폭 테러가 감행돼 경찰관 3명이 숨졌다.
6월에는 흉기를 든 괴한이 북수마트라지방경찰청 초소를 습격해 경찰관 1명이 살해됐으며, 최근에는 주요 관광도시인 반둥에서 JAD 조직원들이 대통령궁 등 주요 관공서를 겨냥한 연쇄 폭탄 테러를 준비하다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다.
이들의 은신처에서는 지금껏 인도네시아에서 사용된 적이 없었던 방식의 폭발물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만은 올해 5월부터 필리핀 남부 마라위 시를 점거한 채 정부군과 교전 중인 이슬람 반군에 JAD 조직원 수십 명을 합류시켰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올해 초 JAD를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미국 내 자산 동결 등 조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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