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455.91

  • 48.76
  • 1.95%
코스닥

678.19

  • 16.20
  • 2.33%
1/3

[건강이 최고] '丁酉年의 계란파동'…"그래도 계란이다"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건강이 최고] '丁酉年의 계란파동'…"그래도 계란이다"

최고의 단백질 식품이면서 성인병 위험 절반으로 낮추는 효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올해는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이다. 12가지 동물로 표현되는 십이지 신앙은 원래 호국의 의미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중에서도 닭은 울음으로 새벽을 알려 빛의 도래, 즉 새로운 시작을 예고하는 신성한 동물로 여겨졌다.

그런데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닭의 해가 빛이 바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닭은 약 2천년 전 동남아시아에서 도입됐거나 중국을 거쳐 유입된 것으로 본다. 그 긴 기간에 닭은 닭고기 그 자체로써, 또는 계란으로써 인간에게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특히 계란은 비타민 A, 리보플라빈, 비타민B12, 엽산, 비타민 D, 비타민 E, 비타민 K, 칼슘, 철, 콜린, 셀레늄, β-카로틴, 루테인, 제아잔틴 등의 영양소가 들어 있어 완전 단백질 식품으로 꼽힌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이 268개라고 하니 1주일에 평균 5개꼴로 계란을 섭취한 셈이다.

그렇게 우리의 식탁을 지켜온 계란이지만, 건강 측면에서는 '누명'도 있었다.

대표적인 게 계란을 많이 먹으면 몸속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성인병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대목이다. 이런 분석이 나온 것은 계란이 인체 콜레스테롤의 주된 외부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게가 60~68g인 계란 한 개에는 하루 콜레스테롤 섭취 권장량(500~600㎎)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185~240㎎의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다.

하지만 요즘 연구결과를 보면 계란의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작용은 거의 '누명'에 가깝다는 쪽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 되레 계란을 먹으면 대표적인 성인병의 지표인 '대사증후군'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장기간 추적결과도 나왔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이 2004∼2013년 전국 38개 병원 및 건강검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40∼69세의 건강한 성인 13만420명(남 4만3천682명, 여 8만6천738명)을 대상으로 계란 섭취량과 대사증후군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계란을 하루 한 개 이상 섭취하는 여성은 일주일에 계란을 1개 미만으로 섭취하는 여성보다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도가 23% 낮았다.

남성의 경우도 계란을 하루에 한 개 이상 섭취하면 일주일에 계란을 1개 미만으로 섭취하는 남성보다 혈중 고밀도콜레스테롤(HDL-Cholesterol) 비율이 낮을 위험도가 감소했다. 우리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은 비율이 높을수록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된다.

연구진은 계란에 함유된 불포화지방산, 인지질, 항산화 물질, 엽산 등이 체내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고, 고밀도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대사증후군의 위험도를 낮춘 것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콜레스테롤 때문에 계란 섭취를 과도하게 제한할 필요는 없고, 평상시에 육류나 지방 섭취 조절을 잘한다면 하루에 1개 정도의 계란 섭취는 오히려 대사증후군과 이와 관련된 질환의 위험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국내 연구팀이 40세 이상 성인 1천663명(남 675명, 여 958명)을 대상으로 반복적인 건강검진과 함께 평균 3.2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에서도 1주일에 계란을 3개 이상 먹는 남성(103명)과 여성(95명)의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은 계란을 먹지 않는 사람(남 97명, 여 313명)보다 각각 54%, 46%가 낮았다.

이 조사에서 계란을 1주일에 3개 이상 먹는 사람 중에는 남녀 모두 31.5개로 하루 4.5개를 섭취하는 사람도 있다.

대사증후군에 포함된 5개 질환 중 계란 섭취로 발생 위험이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남성에서 공복혈당과 중성지방혈증이었다. 1주일에 3개 이상 계란을 섭취하는 남성을 전혀 먹지 않는 남성과 비교했을 때 질병 위험도는 각각 61%, 58%나 감소했다.

혈당 수치는 혈중에 포함된 포도당의 양을 나타내는데, 공복혈당은 당뇨병 위험도를 보는 주요 가늠자다. 정상치는 100㎎/㎗ 미만이다. 그동안에는 계란의 콜레스테롤이 고지혈증에 의한 포도당 대사장애를 일으켜 당뇨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연구팀은 계란에 들어 있는 항산화 물질이 체내 인슐린 민감성을 개선하고, 중년 이후 노령층에 중요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함으로써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낮추는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살충제 계란 문제가 불거진 현 상황에서는 계란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계란 섭취로 인한 급성독성 문제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구매할 때는 안전한 계란인지 꼼꼼히 살피고, 그런 확인이 어렵다면 당분간은 콩류나 고기류 등으로 단백질 공급원을 바꾸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신상아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금 상황에서는 살충제 계란에 대한 안전성이 완전히 통제됐다고 보기 힘들어 전문가 입장에서도 이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는 계란 소비에 주의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외적인 위해요인에도 불구하고 영양학적, 건강 측면에서 봤을 때 계란이 가지는 긍정적 효과가 확실한 만큼 이번 논란 때문에 계란 자체를 멀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bi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