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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돼지는 산란계와 달라요…살충제 안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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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돼지는 산란계와 달라요…살충제 안 씁니다"

농약·항생제·호르몬제 등 156종 검사…축산물 이력제로 관리

(전국종합=연합뉴스) "밀집 사육하는 산란계와 달리 소와 돼지 등은 축산물 이력제 등을 통해 비교적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동물위생연구소 관계자는 우유나 쇠고기, 돼지고기 등의 축산물은 '살충제 계란'과 달리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매우 적다며 소비자들은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소와 돼지를 사육하는 농장주들의 입장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육우와 젖소 등 300여마리를 사육 중인 양모씨는 "소에도 진드기가 있기는 하지만 산란계 농장과 같이 살충제를 사용해 제거하지는 않는다. 봄·가을 구충제를 일부 사용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살충제 계란 파문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이 소와 돼지 등 다른 가축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산란계와 달리 육류와 우유 등 소 및 돼지 관련 축산물은 그나마 안전하게 관리·감독 되고 있다는 것이 방역당국과 축산 농민들의 입장이다.

18일 축산 농민 등에 따르면 농가에 따라 일부 차이가 있지만, 소 및 돼지 사육 대부분 농가에서는 진드기 등 기생충을 제거하기 위해 정부에서 허가한 가축전용 구충제 등을 사용한다.

축사 주변 파리 제거를 위해서도 산란계 농장들과 달리 과립형으로 된 약품을 축사 주변에 뿌리거나 끈끈이 같은 퇴치용품을 사용한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오물이나 퇴비에 적절한 약품을 섞어 파리 유충의 서식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농가들도 있다. 가축에 살충제를 분무 형태로 살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농민들은 말한다.

농민들은 "소와 돼지는 산란계처럼 좁은 케이지 속에서 밀집 사육을 하지 않고 사실상 반 방목을 하기 때문에 몸에 진드기 등 기생충이 많지 않고 면역력도 산란계와는 차이가 있다"며 "기생충이 발생하더라도 몸을 비비거나 흔들어 스스로 제거하는 경우가 많아 살충제를 쓰는 농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축산농가에서는 분무기 등으로 약품을 살포하는 경우가 있으나 이는 구제역 등을 방제하기 위해 정부의 지침에 따라 살포하는 살균제이며, 연막 소독을 하거나 항생제를 투입하기도 하나 역시 허용 범위내에서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 포천시에서 30여년 양돈업을 해온 A(71)씨는 "축사 주변 파리 등의 경우 허가된 약품을 농장 오물이나 퇴비에 섞어서 구더기를 잡는 방식으로 차단하고, 진드기 등은 약품을 거의 쓰지 않는다"며 "가끔 돼지 피부에서 벌레가 보일 정도로 심각하면 수의사를 불러서 진료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윤주보 전국한우협회 울산시지회장은 "살충제나 항생제를 쓸 이유가 거의 없다"며 "소의 면역력 증강 등을 위해 미생물 발효제 등 생균제를 분말 또는 물에 타서 먹이로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가축에 항생제와 구충제 등 허가된 동물용의약품을 사용하더라도 육류나 우유 등의 시중 유통은 당국의 검사를 통과해야 가능하다.






각 지자체는 가축을 도축할 때는 물론 시중에 유통되는 축산물에 대해서 정기적 또는 불시에 살충제 및 항생제 잔류 검사 등을 한다.

경기도 가축위생시험소 관계자는 "시험소에서는 가축을 도축할 때, 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시중에 유통되는 축산물을 주기적으로 샘플링해 47종의 농약 성분을 포함해 항생제, 호르몬제 등 모두 156종의 검사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만약 허용 기준치 이상의 항생제 성분이나 금지 약품 성분 등이 검출되면 바로 해당 축산농가에 대해 출하 중지 등의 조치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통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는 6개월간 지속적인 검사를 받은 뒤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판정돼야 가축 출하를 재개할 수 있다"며 "이는 전국적으로 정보가 공유되는 축산물 이력제 때문에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우유 역시 지자체 검역 기관은 물론 각 유제품 회사 등에서도 출하 직전 생산 농장에서 세균 검사 등을 하고 있다.

강원도 축산과 관계자도 "소, 돼지 등은 검사관이 도축장에서 식육 잔류 물질 검사를 하고 있다"며 "이번 계란 사태처럼 문제가 폭발적으로 불거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에서 육우를 사육하는 한 농민은 "만약 살충제를 쓰거나 항생제를 과다하게 투약했다가 도축 단계 검사에서 불합격을 받으면 6개월간 닭과는 비교되지 않는 엄청난 손해를 입기 때문에 약품 등을 무분별하게 사용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경기도 내 한 젖소 사육농가도 "우유 납품 업체나 지자체 등의 검사에서 유해물질 등이 검출되면 납품 업체에 큰 피해 보상을 해야 하는 등 손해가 적지 않아 철저히 관리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가축위생시험소 관계자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등록 허가한 동물용의약품을 규정에 맞게 사용하면 축산물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며 "도는 그러나 소나 돼지 사육농가에서도 일부 산란계 농장처럼 무허가 살충제 등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각 축산농가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계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닭에 대해서도 소·돼지와 같은 이력제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허가한 동물용의약품 및 의약외품은 9천205건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생산업체가 효능 검증 자료 등과 함께 동물용의약품 등록허가 신청을 하면 자료를 검토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며 "효능과 적정 용량 등 사용기준에 맞춰 허가 약품을 사용하면 가축은 물론 인체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광호 양지웅 장영은 임채두 전지혜 최재훈 이강일 전창해 기자)

kw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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