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파격'…인민해방군 서열 3위에 측근 깜짝 발탁할듯
SCMP "베트남전 영웅 리쭤청 육군사령원, 중앙군사위 부주석 임명"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200만 명의 중국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에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측근인 리쭤청(李作成) 육군 사령원이 유력하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17일 SCMP가 군 소식통 등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70세인 판창룽(范長龍) 중앙군사위 제1부주석이 다음 달 물러나고, 쉬치량(許其亮) 부주석이 그 자리를 채울 것으로 전망된다. 쉬 부주석이 제1부주석 자리에 오르면, 리쭤청 사령원(사령관)이 자리를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군사위원회는 인민해방군의 최고 지휘기관으로 주석 1명, 부주석 2명, 위원 8명으로 이뤄진다. 시 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을 맡고 있고, 나머지 10명은 모두 군 인사이다.
후난(湖南)성 출신인 리 사령원은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에 참전해 1급 공훈 표창을 받았으며, 그의 부대도 공훈 표창을 받았다.
1994년에는 광시(廣西)장족자치구에서 발생한 홍수 구호 임무를 맡아 그의 부대가 2급 공훈 표창을 받았다. 1998년 중국 전역을 휩쓸어 3천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대홍수 때도 41집단군 사령원으로서 구호 임무를 수행했다.
한 전직 인민해방군 장성은 "리 사령원은 실제 전쟁과 재난 구호업무에 모두 참여한 가장 경험 많은 장성"이라면서 "실전에 준비된 전력을 갖추라는 시 주석의 요구에 전적으로 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 사령원이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임명되면 파격적인 인사로 여겨진다. 그가 아직 10명의 중앙군사위 위원에도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명이 이뤄지면 그는 올해 가을 열리는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정치국 위원 등 당 지도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 사령원은 군부 내 대표적인 '시진핑 인맥'으로 통한다.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경력에도 쉬차이허우(徐才厚)와 궈보슝(郭伯雄) 부주석이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맡고 있던 2000년대에 리 사령원은 군부 고위직으로의 승진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한 후 대대적인 반부패 숙군 작업을 벌이면서 두 부주석은 낙마했다. 쉬 부주석은 부패혐의로 조사를 받던 2015년 방광암으로 숨졌으며, 궈 부주석은 무기징역형을 받았다.
이후 리 사령원은 승승장구해 2013년 청두(成都)군구 사령원으로 임명됐으며, 2015년에는 상장(대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는 시 주석의 군 개편 작업으로 신설된 육군사령부 사령원으로 임명됐다.
한 군 소식통은 "시 주석은 군 고위 장성의 아들이나 사위, 보좌관 등은 군 지휘부로 승진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원칙을 천명한 적이 있다"며 "리 사령원이 임명된다면 이는 중장기적으로 연줄이나 배경이 아닌, 실력과 경험에 의한 군 인사 원칙이 확립됨을 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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