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권운동가의 '신산한' 삶…체제전복·선동혐의로 재판
억울한 피의자 구명운동하다 체포된 우간 재판에 지지시위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억울한 피의자나 공권력에 희생된 사람들을 위해 활동해온 중국 인권운동가 우간(吳감<삼수변에 金>)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명보(明報)에 따르면 중국 검찰이 체제 전복혐의와 선동혐의 등을 적용해 기소한 우간에 대한 재판이 전날 톈진(天津) 제2중급인민법원에서 시작됐다.
이날 법원에는 10여 명의 서방 대사관 관계자와 외신 기자들, 많은 지지자와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수많은 사복경찰을 동원해 법원을 둘러싸 이를 막았으며, 시민 20여 명을 연행하기도 했다.
우간은 2009년 자신을 성폭행하려던 정부 관료를 살해한 발 관리사 덩위쟈오(鄧玉嬌)를 위해 온라인 구명운동을 펼쳐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이 사건은 중국 전역의 관심을 끌었고, 결국 덩위쟈오는 석방됐다.
이어 2015년에는 헤이룽장(黑龍江)성 칭안(慶安)에서 노모와 자식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한 남성을 위해 항의 운동을 조직했다.
같은 해 우간은 성폭행과 살인 누명을 써 억울하게 투옥된 4명의 남성을 위해 장시(江西) 고급인민법원 앞에서 시위하다가 체포됐다.
이 남성들은 무죄임이 드러나 석방됐다. 하지만 우간은 경찰과 검찰이 각종 혐의를 들어 계속 그를 구금함에 따라 재판도 받지 못한 채 푸젠(福建)과 톈진 구치소 등에 2년 넘게 갇혀있어야 했다.
톈진 제2중급법원은 '비공개로 진행된 재판에서 우간은 자신의 행위가 형법에 위배되고, 범죄행위에 해당함을 인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우간은 그의 부친이 올린 트위터 글에서 자신은 어떠한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유죄를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서 '저속한 백정(Super Vulgar Butcher)'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우간은 이 글에서 "나는 단지 무고한 희생자들을 위해 나의 의견을 표명하고, 관료들의 권력 남용을 폭로했을 뿐"이라며 이는 당연한 시민권의 행사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중형을 선고받을 것을 알지만, 결코 나의 행동이나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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