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과 극비 안보대화 개최…"中 압박 카드 가능성"
'하나의 중국'도 테이블 위에…전방위 중국 압박 동원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미국과 대만이 최근 하와이에서 극비리에 고위급 안보대화를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관련된 미국의 또다른 대(對) 중국 압박카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대만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에 따르면 미국과 대만은 지난 10∼11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에서 양국간 고위급 군사안보회의인 '몬테레이(Monterey) 회의'를 개최했다.
미국측 대표로 해리 해리스 미군 태평양사령관과 제임스 모리아티 미국 재대만협회(AIT) 대표가, 대만측에선 천원정(陳文政) 국가안보회의 부비서장, 푸쩌춘(蒲澤春) 국방부 군정 담당 부부장(차관) 등이 참석했다.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 몬테레이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연례로 열려온 양국간 안보대화는 '몬테레이 회의'로 불려지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이 회의의 개최 시점과 장소가 예년과 달라졌다는 점에서 최근 미국이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대중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 있을지에 촉각이 모인다.
미국은 최근 북한을 상대로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 조사와 통상법 301조 적용을 검토하며 무역전쟁 전운을 고조시키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본격적으로 재개한 미국은 여기에 대만 카드를 얹어 중국에 전방위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 정부당국과 공식 대화를 갖는 것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파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내비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날짜와 장소가 사전 공개되지 않은 채 비밀리에 열린 이번 회의는 여전히 미국이 '하나의 중국'과 관련한 중국의 반발을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대만 총통부 측은 미국과의 안보대화 개최 보도에 대해 부인을 하지 않은 채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대만 측은 이 회의에서 미국의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B 판매와 잠수함 건조 기술의 이전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어떤 결론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대만측 요구에 대해서는 미국 의회에서 가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대만 연합보는 "미국 측이 이미 여러 차례 F-35 판매 가능성이 작다는 입장을 전해왔다"는 군 소식통의 전언을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6월말 대만에 공대지 미사일 AGM-88B HARM 등 8개 항목에 걸친 무기를 14억2천만 달러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이는 전임 오바마 정부의 구상을 확정한 수준에서 나아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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