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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다른 '얼굴'로 중국에 제품출시…中 재진출 성공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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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다른 '얼굴'로 중국에 제품출시…中 재진출 성공하나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오랫동안 중국에서 접속이 차단돼 있던 페이스북이 얼굴을 바꿔 비밀리에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는 페이스북이 지난 5월 중국 현지 업체에 위임해 중국에 '채색기구'(彩色氣球·Colorful Balloons)라는 사진 공유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고 뉴욕타임스(NYT)를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그 디자인이나 기능이 모두 페이스북의 앱 '모멘츠'((Moments)와 거의 유사하다. 모멘츠와 다른 점은 '채색기구'가 페이스북이 아닌 웨이신(微信·위챗) 계정을 기반으로 사용자들간 네트워킹을 한다는 것 뿐이다.

이 앱을 출시한 회사는 유거(有格)인터넷과기로 페이스북과의 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페이스북측도 채색기구와 연관될 수 있는 단서를 모두 차단했다.

장(張)씨 성을 가진 이 회사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왕리(王黎) 페이스북 차이나 대표의 상위잉(尙玉英) 상하이시 상무위원회 주임 접견 당시 동석했던 전력만 알려졌을 뿐이다.

중국 당국이 이 앱의 실체를 발견했는지 여부도 확실치 않다. 신문은 거대 외국 IT기업이 이처럼 은밀하게 중국에서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전례가 없었다며 최근 외국기업들이 중국시장에 대해 느끼는 '절망감'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사이에선 최근 중국 시장의 독특한 검열 제도를 수용하고 여타 지역과 다른 운영규범을 적용할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자괴감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애플이 지난달 구이저우(貴州)성에 중국내 첫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것도 중국의 사이버안전법 시행에 굴복한 결과로 해석됐다.

페이스북측은 줄곧 중국시장에 관심을 두고 있었고 여러 경로를 통해 중국을 이해하고 배우는 중이다고만 전할 뿐 채색기구 앱의 중국 출시 보도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페이스북은 2008년 중국에 진출했다가 1년 만인 2009년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내 대규모 유혈출동에 항의하는 시위 세력이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들의 정당성과 요구사항을 전파한 이후 중국에서 차단됐다.

이에 따라 현재 전세계에 20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은 13억 인구의 중국 시장에는 발을 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어 페이스북이 인수한 사진 공유 앱 인스타그램도 2014년부터 중국 접속을 차단당했으며 페이스북의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도 사진 전송 등 서비스가 간헐적으로 차질을 빚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그럼에도 중국 재진출을 집요하게 타진 중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도 "페이스북의 다음 10억 사용자는 의심의 여지없이 중국에 있다"며 자신이 전력으로 쟁취하고 싶은 시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계 부인을 둔 그는 중국어 배우기에 열심이고 중국을 여러 차례 방문하며 중국 지도자들과 자주 회동을 가졌다. 지난해 중국 방문 때에는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조깅하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페이스북이 중국 재진출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7억5천만명에 이르는 중국 네티즌은 외국 소셜미디어로부터 고립된채 웨이신(微信·위챗),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자국산 소셜미디어만 이용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인터넷 언론에 대한 통제검열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중이다. 최근 중국 국가인터넷판공실은 웨이신, 웨이보, 바이두톄바(百度貼파<口+巴>) 등 3대 SNS를 사이버안전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테러, 유언비어, 외설적 내용들을 확산시켜 국가안보, 공공안전, 사회질서에 해를 끼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joo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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