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고비 넘긴' 페르코비치, 원반던지기 여제로 복귀
올림픽 2연패에 이어 런던 세계선수권서 정상 탈환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산드라 페르코비치(27·크로아티아)가 여자 원반던지기 세계육상선수권 정상에 복귀했다.
18살 때 의사의 오진과 수술 실패로 생사를 오갔던 그는 명실상부한 '원반던지기 여제'로 등극했다.
페르코비치는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원반던지기 결승에서 70m31을 던져 우승했다.
그가 2차 시기에서 70m를 넘기자 경쟁자들은 2위 다툼에 돌입했다.
2위는 69m64를 던진 대니 스티븐스(호주)가, 3위는 66m21을 기록한 멜리나 로베르-미숑(프랑스)이 차지했다.
페르코비치는 경기 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인터뷰에서 "내가 처음 올림픽 금메달을 땄던 곳에서 세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런던은 행운의 땅"이라며 "70m를 넘기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2차 시기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마음 편하게 경기했다"고 말했다.
페르코비치는 2012년 런던올림픽,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우승했다.
2013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한 그는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서 2위로 잠시 주춤했지만, 2017년 런던에서 다시 정상에 복귀했다.
페르코비치의 좌우명은 "패배도 잠시뿐, 영원하지 않다. 두려워하지 말라"이다.
그는 늘 밝고 긍정적이다. 한 차례 죽음 문턱까지 갔던 터라 삶을 더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페르코비치는 2008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복통을 느껴 응급실에 실려 갔다.
작은 병원에서는 '위염'으로 진단했다.
페르코비치가 실신하고 나서야 큰 병원으로 이송됐고, 급성 충수염 진단이 나왔다. 수술은 너무 늦었고 성공적이지도 않았다.
1년 뒤 재수술을 받았지만, 회복을 확신할 수 없었다.
페르코비치는 "당시 의사가 내 어머니에게 '지금 상황을 보면 사망 확률이 90%가 넘는다.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페르코비치는 잘 버텼다. 그가 병상에서 일어나고 다시 원반던지기를 시작했을 때 의사는 "기적을 봤다"고 했다.
페르코비치는 재활을 마치고 2013년 국제무대로 돌아왔다.
주니어 시절에는 10위권을 오가던 페르코비치는 두 차례 수술과 장시간 입원을 한 뒤에 오히려 더 강해졌다.
2013년부터 페르코비치는 최정상급에서 활약 중이고 올림픽에서 2개, 세계선수권에서 2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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