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축구·육상 수장도 IOC 위원 도전 좌절…스캔들 영향?
FIFA 부패 추문·IAAF 약물 스캔들이 영향 준 듯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세계 축구와 육상의 수장이 나란히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신규 위원에 도전했으나 최종적으로 추천을 받지 못했다.
이를 두고 두 종목에서 일어난 스캔들이 영향을 끼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시배스천 코 국제육상경기연맹(FIFA) 회장이 IOC 집행위원회의 새 위원 최종 추천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12일 전했다.
전 세계 명망가들이 해마다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는 IOC 위원에 입후보한다.
IOC 집행위원회는 1차 심사 기구인 IOC 위원 선출위원회를 통과한 후보 중 총회 투표에 상정할 후보를 최종적으로 추천한다.
총회 투표에서 낙마한 후보가 거의 없어 IOC 집행위원회의 추천은 사실상 IOC 위원 낙점을 의미한다.
IOC 집행위원회는 11일 새 IOC 위원 추천 후보 9명을 확정해 발표했다. 최종 탈락자는 관례상 이름을 발표하지 않는다.
팔라우 국적의 바클라이 테멩길 오세아니아올림픽위원회(ONOC) 부위원장 등 5명은 개인 자격, 칼리드 무함마드 알 주바이르 오만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 2명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 장 크리스토프 롤랑 세계조정연맹 회장 등 2명은 국제경기단체(IF) 대표 자격으로 발탁됐다.
인판티노 FIFA 회장과 코 IAAF 회장은 국제경기단체 수장 자격으로 IOC 위원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세계에서 단일 종목으로는 가장 영향력이 큰 축구와 육상 수장들이 IOC 위원 선출에서 '물을 먹은' 이유로 해당 종목을 휩쓴 스캔들이 첫 손에 꼽힌다.
FIFA는 제프 블라터 전 회장의 부패 추문으로, IAAF는 러시아 육상의 약물 스캔들로 큰 홍역을 치렀다.
FIFA 고위층 비리의 몸통으로 지목된 블라터 전 회장은 사퇴 후 FIFA의 6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
라민 디악 전 IAAF 회장도 러시아 육상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과 도핑 테스트 결과 은폐를 돕고 돈을 챙긴 혐의로 법의 단죄를 받았다.
인판티노 회장과 코 회장은 이 스캔들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나 전임자들의 추태에 '연대 책임'을 추궁당한 것으로 보인다.
블라터(16년)는 물론 주앙 아벨란제(48년) 전 FIFA 회장도 IOC 위원으로 오랜 기간 재직하고, 디악 전 IAAF 회장도 14년간 IOC 위원을 지내는 등 거대 종목의 특성을 등에 업고 축구·육상 수장들은 그간 IOC에서 거물급으로 행세했다.
하지만 스캔들 직후 취임한 후임 회장들은 IOC 위원들의 도덕성과 윤리를 강조하는 IOC의 엄격한 정책 탓에 그 특혜를 당분간 누리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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