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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레이디' 김정숙 여사 '활달한 내조'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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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레이디' 김정숙 여사 '활달한 내조' 선보여

"'영부인' 대신 '여사'로 불러달라"…탈권위·파격 행보 이어가

청와대 관저로 이사하던 날 민원인 집안으로 불러들여

수해현장서 고무장갑 끼고 자원봉사…전례 없던 일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동안 문 대통령 못지않게 '퍼스트 레이디' 김정숙 여사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대선 기간 '호남 특보'라 불릴 정도로 문 대통령의 열세 지역이던 호남을 매주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내조를 한 김 여사는 문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활달한 내조'를 이어갔다.

김 여사 특유의 밝고 명랑한 품성과 어우러져 김 여사에게는 '유쾌한 정숙씨'라는 별명이 붙었으며, 전형적인 대통령 부인상과는 사뭇 다른 탈권위·파격 행보에 호평이 이어졌다.

김 여사는 자신을 지칭하는 호칭에서조차 권위를 내려놓았다. 대통령의 부인을 존칭하는 '영부인'이라는 단어 대신 '여사'를 써달라고 했다. 영부인이라는 단어가 권위적이고 어색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취임 이후 김 여사의 파격 행보가 처음으로 주목받은 날은 문 대통령 내외가 홍은동 사저에서 청와대 관저로 이사하던 날이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청와대 관저의 개·보수 관계로 취임 후 바로 관저에 입주하지 않고 사흘간 홍은동 사저에 머물어야 했다.

이사 당일이던 5월 13일 문 대통령은 대선 때 전담 취재를 맡았던 기자들과 산행을 하고 오찬을 함께 한 뒤 청와대에 머물렀다.






이에 김정숙 여사가 청색 상의에 합성섬유 재질 조끼를 덧입고 머플러를 둘러맨 채 수수한 주부의 옷차림으로 이사를 진두지휘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김 여사가 여성 민원인을 집안으로 초대한 장면이었다.

6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사저 앞에서 "국토부의 정경유착을 해결해 달라. 배가 고프다. 아침부터 한 끼도 못 먹었다"고 소리를 지르자, 김 여사는 "나도 밥 먹으려고 했는데 라면 같이 끓여 드세요"라고 말하고 민원인의 손을 잡고 사저로 향했다.

지켜보던 10여 명의 주민들은 '와' 하고 탄성을 질렀다.

김 여사는 청와대와 국회의 소통을 위해 직접 요리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지난 5월19일 문 대통령이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해 오찬을 대접했을 때 손수 만든 인삼정과를 후식으로 내놓았다.

김 여사는 10시간가량 대춧물에 달인 인삼으로 인삼정과를 만들어 대접했고, 원내대표들이 돌아갈 때도 이를 선물했다.






김 여사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 당 대표로 있을 때인 2015년에도 종로구 구기동 자택으로 민주당 인사들을 초청, 직접 음식을 대접한 바 있다.

당시 김 여사는 노량진수산시장에서 농어 2마리를 사와 직접 회를 뜨고 군소와 전복, 농어알 조림, 가지찜, 가리비 등을 상에 올리는 등 '내조 정치'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김 여사는 6월 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국제외교 무대의 데뷔전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대통령 곁에서 기품있는 한복을 입고 대한민국의 품격을 널리 알리는 것이 대통령 부인의 전통적인 역할이었다.

김 여사는 이 같은 전통적 역할을 차질없이 수행했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의 관심을 모든 대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의 대좌였다.






김 여사는 모델 출신으로 화려한 외모를 뽐내는 멜라니아 여사와 나란히 서서도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의 품격과 기품을 잘 드러냈다는 평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주최한 환영 만찬에서 김 여사는 하얀 한복 저고리에 쪽빛 치마, 비취색 장옷을 걸치고 모습을 드러냈고, 멜라니아 여사는 백색에 가까운 베이지색 원피스를 착용했다. 화려하게 꾸미지 않았지만, 모델 출신답게 자연스러운 우아함이 묻어났다.

사실 두 영부인은 거의 정반대에 가까운 성격이다. 활달한 김 여사와 달리 멜라니아 여사는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리며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기를 즐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김 여사는 멜라니아 여사와 영어로 가벼운 담소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여사는 이처럼 전통적 역할에 충실했을 뿐 아니라 문 대통령과는 별개의 일정을 소화하며 '퍼스트 레이디' 외교에 최선을 다했다.

김 여사는 현지 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해 치매 노인들을 위로하고 함께 미술치료 프로그램을 체험했고, 전 주한 미국대사 부인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토머스 허버드 전 대사 부인에게 입고 있던 한복 장옷을 선물하기도 했다.






김 여사의 진면목은 지난달 21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충북 청주의 수해현장을 찾아 자원봉사 활동을 할 때 드러났다.

김 여사는 하천 지역에 있어 피해가 심했던 상당구 미원면 운암2리 청석골 마을을 찾아 물난리에 젖은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빨래 등에 힘을 보탰다.

검은 앞치마를 두르고 챙이 넓은 모자를 쓴 채 분홍 고무장갑을 낀 김 여사의 모습은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수해 현장을 찾기 며칠 전 손가락을 다친 김 여사는 왼쪽 손가락에 반창고를 붙인 채 고무장갑을 끼고 가재도구 등을 정리했다.

대통령 부인이 수해현장을 찾아 복구 작업을 직접 도운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부인인 육영수 여사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가 구호물품을 전달한 적은 있었지만, 수해현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복구 작업을 한 적은 없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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