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근 현대상선 사장 "2022년부터 5%대 영업이익 달성"
"이달 중 환경규제 대응방안 마련…100만TEU 글로벌 선사 도약 준비"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유창근 현대상선[011200] 사장은 11일 "2022년까지 장기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5년 안에 영업이익률 5%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이날 2분기 실적공시 후 본사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1·2분기를 거치며 현대상선이 경쟁력을 많이 회복했고, 비용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영업력도 괄목할만한 신장을 이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해운업계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선박 공급량 대비 화물량이 적어 운임이 비정상적으로 내리면서 큰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하반기 한진해운 부도사태 이후 운임이 조금씩 올랐고, 계절적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두고 운임이 오르는 상황이다.
이날 현대상선은 올 2분기에 1천28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작년 2분기보다 적자폭을 1천262억원 줄였지만, 9분기 연속 적자다. 하지만 매출은 1조2천419억원으로 22.1% 늘었고, 부채 비율은 387%로 전 분기보다 24%포인트 개선됐다.
유 사장은 "매출, 영업이익, 물동량, 소석률(선박 화물 적재율) 등 모든 면에서 상당 부분 개선이 있었다"면서 "획기적인 실적은 아니지만, 저희에겐 상당히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숫자"라고 평가했다.
이어 "직원들이 자신감을 상당히 많이 회복했다"고 소개하며 "글로벌 선사로 가기 위해 중요한 자신감을 회복한 것이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2020년이면 새로운 환경규제로 해운업계가 새로운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를 "100만TEU급 글로벌 선사로 발돋움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선박 연료와 관련해 2020년부터 SOx(황산화물)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SOx 규제로 선박은 연료의 황 함유량이 0.1%로 제한돼 일반연료보다 1.5배가량 비싼 저유황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구형 선박을 다량 소유한 글로벌 업체들도 고민이 깊다. 비싼 저유황 연료를 사용하거나, 고가의 황 저감 장치를 선박에 달아야 한다. 아예 새로운 환경 기준에 맞는 선박을 신조하는 방법도 대안이다.
유 사장은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선박 한척한척이 저유황유를 쓸지 기계를 달지 등에 대한 경제성 검토를 이번 달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정부가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면서 '100만TEU급 국적 선사 육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명시하지 않았지만, 우리를 가리킨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선복(적재화물 공간)은 현재 46만TEU 정도다.
현대상선은 100만TEU급 선사로 성장하려면 대형선 약 40척이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선가를 적용하면 약 5조5천억원이 필요하고, 이에 걸맞은 컨테이너 용기를 건조하는 데 3조3천억여원이 필요하다고 업계에서는 추산한다.
유 사장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구체적 이야기를 시작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기회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성장할지 등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며 "선박 신조는 결국 경쟁력과 연결될 것이다. 환경 규제도 우리에겐 좋은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해운사 머스크와 MSC와 맺은 '2M+HMM 얼라이언스'와 관련,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이상식 컨테이너기획본부장은 "2M도 우리의 서비스 질이 좋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 서안 선복을 더 달라고 할 정도"라며 "다음 달부터 시작될 내년 서비스 협상을 잘 준비하고 있고, 얼라이언스 계약 만료인 2020년 3월 이후 협력 방안도 병행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이달 8일 현대상선을 포함한 국적 컨테이너 선사 14곳이 참여해 출범한 '한국해운연합'(KSP)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KSP 출범 당시 과제로 지목된 중복 항로 조정과 관련해 유 사장은 "우리는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고, 대권항로에서 역할이 중요하다"며 "(항로) 경합이나 마찰이 있을 경우 큰 뜻에서 양보해야 한다면 양보하겠다. 지금은 상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실적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고(高)용선료로 고생한 측면이 있는데, 올해 5월부터 내년 1월까지 고용선료 선박 10척 정도를 반선한다"며 "고정비가 개선되고, 경쟁력이 현격히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부산신항의 하역료 협상과 관련해 "올해에 약 10% 정도 하역비 절감에 대해 이미 합의가 됐고, 투자자 동의도 받고 있다"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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