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제재' 트럼프에 손 내민 마두로 "대화하고 싶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제헌의회 출범을 강행한 그를 '독재자'로 부르며 제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새로 출범한 제헌의회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전화통화나 회담을 조율하라고 외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그가 베네수엘라에 관심이 있다면 내가 여기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여기 내 손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는 내달 20일 미국 뉴욕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가운데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가능하다면" 회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마두로 대통령은 "우리는 절대 외세에 (권력을) 양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날 약 3시간에 걸친 연설 대부분을 미국을 "제국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데 썼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개헌 권한을 갖는 제헌의회 선거를 강행해 민주주의를 훼손한 책임을 물어 마두로 대통령과 전·현직 정부 고위 인사를 무더기로 제재했다.
제재 대상에 오른 이들은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며 미국 여행이 금지된다. 미국 기업은 이들과 사업 거래를 할 수 없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날 베네수엘라의 "최근 동향과 정치 분위기"을 이유로 베네수엘라 채권 거래와 사용을 금지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지난달 30일 마두로 대통령이 강제로 출범시킨 제헌의회가 야권이 장악했던 의회를 무력화하고 마두로 정권의 독재를 강화하는 도구로 악용했다고 비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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