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4' 중거리미사일로 보는 러시아 비난
"러시아 억지주장, ICBM 연이어 발사 의욕 북돋워 줘"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2371호 채택과정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를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한 러시아에 대해 억지주장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국제문제연구원의 리철호 연구사는 9일 '진짜 소경인가, 아니면 소경 흉내를 내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켓 발사 성공을 누구보다도 인정하기 싫어할 대양 건너 미국도 감히 부정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이 어떻게 되어 (북한의) 턱밑에 있는 러시아에만은 중거리탄도로켓으로 비춰지고 있는가"라며 이같이 비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전했다.
리 연구사는 "문제는 러시아가 저들의 억지주장에 신빙성을 부여해보려고 국방성의 명의까지 동원하면서 요지부동의 막무가내를 부리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북한의 '화성-14' 미사일 2차 발사 당일인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미사일은 고도 681km까지 날아올라 732km를 비행했다"며 '화성-14'는 중거리미사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의 ICBM급 미사일 개발을 대북 초강경 제재나 선제타격의 충분조건으로 삼고 있는 미국이 실제 그 같은 계획을 실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북한 미사일의 특성을 낮춰 평가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북한은 자신들의 ICBM급 미사일 개발 성공을 러시아가 평가절하한다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리철호는 "러시아의 사물에 대한 시각적 개념에는 큰 나라의 보총(소총)은 로켓처럼 보고 작은 나라의 로켓은 보총으로 보아야 한다는 심술과 시기심이 천성처럼 군림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러시아가 자기 나름의 대국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대국이면서도 대국으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하는 오늘의 현실이 영원히 숙명으로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가 진짜 소경인가 아니면 소경 흉내를 내는가 하는 것은 그들 자신이 더 잘 알 것"이라며 "러시아의 억지주장은 우리에게도 대륙간탄도로켓을 연이어 발사할 수 있도록 의욕을 북돋워 주고 우리가 새로운 행동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하는 추동력으로 되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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