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상수원 바닥나고 계곡 물 말라 피서객 외면
울산 강우량 작년 19% 수준…식수로 낙동강물 끌어오고 피서지 상인 울상
(울산=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울산에 가뭄으로 상수원이 바닥나고 계곡 물도 마르고 있다.
상수원 댐이 바닥나 수돗물은 모두 낙동강물로 공급하고 있고, 계곡 유원지의 물이 마르면서 휴가철 특수까지 사라져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0일 울산시에 따르면 올해 1∼8월 강우량은 평균 333㎜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천707㎜의 19.5%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상수원인 사연댐과 대곡댐, 회야댐 등 3개 댐의 유효 저수율이 취수가 불가능할 정도로 낮아지면서 지난달 20일부터 110만 시민이 먹는 수돗물 전량을 낙동강물을 정수해 공급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평소 갈수기 때 부분적으로 낙동강물을 끌어와 시민 식수로 공급하고는 있으나 식수 전량을 낙동강물로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연댐과 대곡댐에 청정 원수를 담을 수 있지만 2014년부터 사연댐 상류 대곡천에 있는 반구대 암각화(국보 285호)를 보존하기 위해 댐에 물을 채워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태풍 '차바'가 급습했을 때 사연댐에 물이 가득 찼으나 수자원공사와 정부가 암각화의 수몰을 막는다며 사연댐의 청정 원수를 공업용수로 대량 빼내 인위적으로 수위를 낮췄다.
울산시 관계자는 "사연댐의 인위적 수위 조절에다 심각한 가뭄으로 올해 처음 전체 식수 공급량 모두를 낙동강물에 의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낙동강물의 식수 사용량은 올해 1∼8월 초 2천223만7천t으로 지난해 1년 전체 사용량 1천89만5천t의 2배를 훌쩍 넘어섰다.
웬만한 가뭄에도 마르지 않던 계곡 유원지 곳곳에도 물이 없어 피서객들이 외면하고 있다.
기암괴석의 바위 사이로 맑은 물이 흘러 여름철 가족 피서지로 이름난 울주군 작천정은 지난달 중순부터 물이 말라 피서객 발길이 끊겼다.
바위 사이 곳곳에 고인 물에서는 녹조가 번성해 악취가 나고 주변 음식점은 문을 닫았다.
석남사와 대운산 계곡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피서지 명성을 잃었다.
한 상인은 "계곡에 물이 말라 피서객이 거의 찾지 않거나, 모르고 왔다가 물이 없는 것을 보고는 되돌아가고 있다"며 "여름 휴가철 장사로 일 년을 살아야 하는데 손님이 작년의 20% 수준에도 못미친다"고 말했다.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논이 많은 울주군과 북구의 농업용 저수지 저수율은 25%로 보통 때의 70% 수준보다 훨씬 밑돌고 있다.
울주군과 북구는 일부 벼논에 물마름 현상이 생기며 바닥이 갈라지는 등 피해가 발생하자 지하수 관정개발을 지원하고 급수 대책반 운영을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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