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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서울대병원 3년] ②여의사가 척척 수술하니 여성환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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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서울대병원 3년] ②여의사가 척척 수술하니 여성환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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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AE 서울대병원 3년] ②여의사가 척척 수술하니 여성환자 몰려

    안내동영상 직접 찍으며 쌓은 신뢰…"오버부킹"


    "환자 일이라면 언제든 헌신하는 한국 의료진에 깊은 인상"

    (라스 알카이마<아랍에미리트>=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의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이하 UAE 왕립병원) 흉부외과의 장지민 부원장은 병원이 문을 처음 연 3년 전 만난 한 노인 환자 얘기를 꺼냈다.


    입원하기 위한 준비 절차를 적은 아랍어 안내문을 내밀자 "난 모른다"면서 책상에 툭 던져놓더라는 것이었다.

    나중에 사정을 알고 보니 이 노인은 글을 읽지 못했다.


    장 부원장은 "비행기 이륙 전에 보는 안전 조치 동영상처럼 글보다도 직관적인 영상이 현지 상황에 낫다고 생각했다"며 "한국어로 된 기존 안내 동영상을 번역해 재편집하자니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차라리 우리가 직접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이 배우처럼 역할을 맡아 연기한 영상에 현지 직원의 아랍어 내레이션을 입힌 동영상이 탄생했다.


    환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고 한다.

    환자로선 생명이 달린 일인만큼, 낯선 한국 의사와 간호사에 대한 불신은 가장 넘기 어려운 걸림돌이었다. UAE에선 미국과 유럽의 의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탓이다.


    병원이 설립된 초기엔 한국인 의사가 처방을 내리면 "내가 아는 미국 의사가 있다"면서 그 자리에서 전화를 바꿔주거나 병원으로 데리고 와 믿을만한 진료였는지 '검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장 부원장은 "서울대병원에서 파견된 의료진과 직원들이 지난 3년간 열심히 한 덕분에 요즘은 UAE에서 일하려는 다른 나라 의사를 평가하는 면접관으로도 선발된다"고 설명했다.





    병원이 있는 곳은 UAE에서도 보수적인 라스 알카이마다.

    보수적인 사회인 만큼 여성환자가 남성 의사에게 진료받기 꺼리는 관습이 남아있는 곳이다. 실제 병원에선 히잡보다 더 보수적인 복장인 부르카(여성의 얼굴까지 검은 천으로 가리는 복장)를 입은 여성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이 병원의 대외업무 담당 본부장인 무스타파 알사예드 알하시미 박사는 "한국의 여성 의사가 척척 수술해낸다는 소문이 나자 여성환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UAE 왕립병원에 근무 중인 서울대병원 출신 여성 의사는 19명이다. 중동에선 산부인과 외엔 여성 의사를 찾기가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알하시미 박사는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다른 나라와 달리 근무시간이 아닌데도 환자의 일이라면 언제든지 헌신한다"면서 "UAE 왕립병원 운영 입찰에 전 세계에 유명한 미국, 독일의 병원도 경쟁했는데 결국 우리의 선택이 옳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병원을 열자마자 성공했던 첫 심장 수술이 인상 깊었다고 기억했다.

    당시 60대 남성 환자는 한국인 집도의에 반신반의하면서도 "한 번 믿어보겠다"고 수술대에 누웠다.

    알하시미 박사는 "죽어가던 환자가 2주 뒤에 자기 발로 멀쩡하게 걸어나갔다"면서 "아마 라스 알카미아에서 시행된 역대 첫 심장수술일 것"이라며 웃음을 지었다.

    병원은 두바이에서 차로 1시간여 떨어진 라스 알카이마의 사막 한가운데 있다. 외진 곳에 있는데도 지금은 UAE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이웃 국가에서도 환자가 오고 있다고 한다.

    알하시미 박사는 "수술은 한마디로 오버부킹(예약 초과)"이라고 했다.

    그는 "환자들이 UAE 왕립병원은 구세주나 다름없다고 칭찬할 때마다 서울대병원과 인연을 매우 소중하게 느끼게 된다"며 "서울대병원의 명성과 함께 한국 전체의 이미지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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