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예 경매될 뻔한 英 모델 피랍 미스터리…'납치 맞아?'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 여성 모델 클로이 아일링(20)이 납치돼 온라인 경매에 성노예로 팔려갈 뻔했다가 풀려난 사건을 두고 영국 대중지 데일리 메일은 아일링이 진짜 납치 희생자인지를 놓고 의문들을 제기했다.
아일링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사진 촬영을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에 갔다가 영국에 사는 폴란드계 루카시 파벨 헤르바(30) 등 남성 두 명에게 납치됐다.
납치범들은 아일링에게 마취제 케타민을 투여한 뒤 옷을 벗겨 사진을 찍은 다음 가방에 가둔 채 차량에 태워 이탈리아 토리노 북서부 외딴 마을에 있는 가옥으로 데려갔다.
다크 웹 온라인 경매를 통해 성노예를 판다는 '블랙 데스' 조직원이라는 납치범들은 온라인 경매를 통해 아일링을 약 30만 달러(약 3억4천만원)에 성노예로 팔려고 했다고 이탈리아 경찰은 밝혔다. 또 납치범들은 모델 에이전트에도 몸값을 요구했다 그러나 헤르바는 이 모델이 두 살배기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풀어준다고 말한것으로 전해졌다. '블랙 데스' 수칙이 아이 엄마를 납치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일링은 이 집에서 6일간 갇혀 있다가 지난 17일 헤르바가 돌연 그녀를 밀라노영국 영사관 인근에 풀어주면서 영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헤르바는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이런 사건 경위가 알려진 가운데 메일 온라인은 경찰 진술에 앞뒤가 맞지 않은 점들이 많다면서 이탈리아 검찰 파올로 스토라티가 헤르바를 과장과 거짓말을 즐기는 "허언증 환자"라고 표현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 납치 이틀 만에 헤르바가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에 '러시아 마피아에 납치된 영국 모델'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납치 이야기를 팔려고도 했고 아일링과 헤르바가 지난 4월에도 헤르바가 파리에서 기획한 촬영 이벤트에 아일링이 참여한 바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납치 기간 아일링이 헤르바와 한 침대에서 잤지만, 성적인 요구나 성폭행은 당하지 않았는데 헤르바는 '블랙 데스'가 인질 여성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수칙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의심스러운 대목으로 들었다.
이외 헤르바는 납치 이틀째부터 아일링의 수갑을 풀어주고 쇼핑도 함께 갔다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한 이탈리아 경찰은 "처음 이틀간 아일링과 헤르바 모두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며 "둘이 그 이전에 서로 만났을지 모른다. 또 아일링을 이번 사진 촬영에 섭외한 에이전트가 있다는 흔적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하지만 아일링은 경찰에서 "둘째 날 저녁 헤르바가 곧 풀려날 것이라고 안심시키면서 내 발에 찬 수갑을 풀어줬기 때문에 난 도망갈 필요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빈 여행용 가방을 본 뒤에는 자신을 살해해 시체를 유기할 때 쓰려는 가방일 것이라는 생각에 탈출을 포기했다고도 했다.
아일링은 헤르바와 "신뢰 관계"에 이르기 전까진 음식물에 약물이 들어있을까 무서워 물도 병에 든 것만 마시고 식사도 거부했다고 했다.
아일링의 변호인 프란세스코 페스치는 BBC방송에 아일링이 "중동의 누군가에게 성노예로 팔릴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일링이 헤르바와 쇼핑을 함께 간 것은 죽을까 무서워서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헤르바가 아일링에게 만약 (탈출하려고) 뭔가를 시도한다면 (납치된) 집에 있던 다른 자들이 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당신을 곧 풀어주기를 바란다고 헤르바가 말했기 때문에 아일링은 그와 함께 있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또 범죄 기소를 하면 찾아가 살해할 것이라고 협박한 뒤 풀어줬다고 변호인은 전했다.
아일링은 대중지 더 선에 "심지어 지금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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