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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술 상용화했다고"…中기업에 뿔난 노벨상 물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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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술 상용화했다고"…中기업에 뿔난 노벨상 물리학자

꿈의 신소재 '그래핀' 연구자, 법적 대응 검토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외국 유명인사나 과학자의 이름을 마음대로 사용하는 중국 기업의 관행에 노벨물리학상 수상자가 분통을 터뜨렸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산둥(山東)성 소재 지난셩취엔(濟南聖泉)그룹은 미래 신소재 '그래핀'(graphene)을 사용해 획기적인 품질의 속옷을 개발했다고 광고한다.

그래핀은 흑연에서 가장 얇게 한 겹을 떼어낸, 탄소 원자가 육각형 형태의 벌집 모양을 한 나노 물질이다. 초경량이지만,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해 '꿈의 신소재'로 불린다.

셩취엔그룹은 그래핀 기술을 적용한 이 속옷이 열을 흡수하고 악취를 제거할 뿐 아니라, 착용한 여성의 가슴을 키우고 남성의 성 기능 또한 향상한다고 광고한다.

더구나 셩취엔그룹은 2010년 그래핀 연구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영국 맨체스터대 안드레 가임 교수가 이 속옷을 '획기적이고, 기적적인 제품'으로 칭송했다고 홍보했다.






가임 교수는 분통을 터뜨렸다.

2015년 산둥성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이 제품을 홍보하는 셩취엔그룹 사람들과 한번 마주쳤을 뿐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당시에도 그들이 말하는 그래핀 기술의 오류를 지적해줬다고 한다.

당시 셩취엔그룹의 요청에 어쩔 수 없이 사진을 찍었다는 가임 교수는 그 사진이 이 그룹의 신문광고, 웹사이트, 판매책자 등에 널리 쓰인다는 사실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

가임 교수는 "중국에는 그래핀 기술을 연구하는 훌륭한 기업들이 많이 있지만, 이러한 흑색 기업들이 상당수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이들이 다른 사람들의 노고를 망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셩취엔그룹 관계자는 "가입 교수가 2015년 콘퍼런스에서 우리 제품을 긍정적으로 말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하면서도, 그 증거를 제시하라는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SCMP는 이 사건이 외국 유명인사나 과학자의 이름을 홍보나 판매에 마구 이용하는 중국 기업의 관행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임 교수가 셩취엔그룹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지만, 중국에는 아직 외국인의 이름을 브랜드로서 보호하는 법률이 없다고 한다.

베이징 법률회사인 하모니파트너스의 션 텅은 "이러한 사건은 너무나 많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들은 거의 처벌받지 않고, 설사 처벌을 받더라도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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