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OLED에 치인 日JDI, 외부자원 수혈하고 30% 감원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일본 액정표시장치(LCD)패널 생산업체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창업 후 관민펀드 산업혁신기구의 자금지원을 받으면서도 3년 연속 적자에 빠지자 이번엔 외부자본 수혈을 시도한다.
JDI는 수익원의 80%를 차지하는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사업이 LCD에서 한국 삼성전자 주도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빠르게 바뀌자 경영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며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8일 니혼게이자이·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JDI는 1천~4천 명 규모의 직원 정리를 포함한 구조개혁안차원에서 외부자본을 수혈받아 재생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악화한 재무기반을 확충해 삼성 등 한국 기업에 뒤처진 OLED로의 전환을 서두르게 된다. LCD패널 생산체제는 발본적으로 재검토하고 2017회계연도에 1천500억 엔이 넘는 특별손실을 계상한다.
JDI는 히타치제작소와 도시바, 소니의 액정사업을 통합해 2012년 발족했다. 주력 액정사업의 부진은 물론 디스플레이 사업을 OLED로 전환하는 것이 늦어지면서 실적이 급속히 악화하고 있다.
이에 설립 5년이 되면서 처음으로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할 계획이다. JDI는 재무기반 재건을 위해 국내외의 사업회사나 투자펀드 등과 자본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2018년에는 제휴처를 정한다.
안정적인 성장전략 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처와 관련해 현지 매체들은 구체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업체나 경쟁관계의 패널 제조업체 등과 제휴해서 조달하려는 방침도 있다"고 전했다.
주력인 LCD패널공장은 대대적으로 재편한다. 중국이나 필리핀 부품 조립공장을 중심으로 직원을 3천500명 이상 줄이며 생산규모를 축소한다. 일본 내에서도 250명 정도의 희망퇴직을 모집한다.
JDI의 3월말 시점 전체 계열 회사 종업원은 1만3천 명이고, 이 가운데 일본 국내는 5천명이다. 종업원삭감 규모는 전 회사의 30% 정도나 되고, 고정비용 기준으로 500억엔 이상을 줄일 계획이다.
일본 내에서는 스마트폰용 LCD패널을 생산하는 노미공장(이시카와현 노미시) 생산을 연내에 종료한다. 수백명의 종업원은 이시카와현 하쿠산공장과 이시카와공장에 전환 배치한다.
노미공장에서는 앞으로 OLED패널 생산설비를 꾸려 생산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고정자산의 감손(회계장부상 손실) 처리나 인원 삭감 등으로 1천500억 엔이 넘는 특별손실을 계상해야 할 처지다.
내년 3월 종료되는 2017회계연도 특별손실에 더해 LCD패널 판매 부진도 겹치며 최종손익은 2천억 엔 규모의 적자(전년도는 316억엔 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종 적자는 4년 연속이 된다.
JDI의 주주자본은 반감할 전망이다. 현 상황은 갈수록 악화 중이다. 스마트폰 생산 대기업이 잇따라 JDI가 취약한 OLED패널을 채용하고 있다. JDI는 OLED로 바뀌는 기술동향을 잘못 읽어 뒤처졌다.
연구개발 자금도 부족한데다 삼성 등 한국 업체들에 짓눌려 계속 고전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JDI는 최대주주인 산업혁신기구에 의한 채무보증으로 주거래은행에서 1천100억엔 융자를 얻는다.
스마트폰용 OLED패널을 안정적으로 양산하는 것은 한국 삼성전자뿐이다. LG디스플레이가 뒤를 쫓는다. 정부의 자금지원을 받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도 집중투자해 OLED에서 일본세력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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