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에도 아베 불신 여전"…日서 연내 중의원 해산설 '솔솔'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개각 카드가 지지율 만회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본 정계에서 연내 중의원 해산설이 제기되고 있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지난 3일 개각을 단행한 이후 기대했던 만큼의 지지율 반등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 신문이 지난 5~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지난달 조사 때보다 겨우 2%포인트 오른 35%에 그쳤다.
신임 각료의 말실수가 터져나온 것도 악재다. 에사키 데쓰마(江崎鐵磨·73) 오키나와(沖繩)·북방영토(쿠릴 4개섬의 일본식 표현)문제 담당상은 개각 이틀 뒤인 지난 5일 스스로를 아마추어라고 깎아내리며 "국회에서는 관청에서 써준 답변서만 낭독하겠다"고 말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지율이 떨어지자 개헌안의 조기 발의도 사실상 무산됐다. 연내 개헌안 발의를 꿈꿨던 아베 총리는 "개헌 일정을 정해놓은 것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아사히는 이런 상황에서 연내에 중의원을 해산해 조기에 총선을 실시하는 게 자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정부 여당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의 인기가 다시 올라갈 가능성이 낮은 상황에서 개헌을 추진하기보다는 그나마 상황이 여당에 유리한 상황에서 중의원 해산 카드를 던진 뒤 다시 개헌을 노리는 게 낫다는 것이다.
신문은 전직 고위관료 출신의 한 정치인이 "총리의 오만한 인상이 완전히 정착돼 있어서 만회하는 게 어렵다"고 우려했다며 "(지지율) 하락 기조를 '리셋'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총리 관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여기에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의 열풍이 전국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도 아베 정권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고이케 지사의 측근인 와카사 마사루(若狹勝) 중의원이 최근 정치단체 '일본퍼스트회'를 설립해 '고이케 정당'의 등장이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자칫하면 정권 재창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자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제1야당인) 민진당은 엉망이고 고이케 지사는 아직 준비가 안돼 있다"며 "연내 해산하면 자민당에 손해가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의원내각제인 일본에서 총리는 의원 임기 만료 전에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치르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현 중의원의 임기는 내년 연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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