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틸러슨·켈리와 1시간 통화…북핵 문제 논의
"휴가 아니다" 주장 입증하려는듯 일정 공개하고 '폭풍 트윗'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휴가 논란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해외 출장 중인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 존 켈리 신임 백악관 비서실장과 약 1시간 동안 전화통화를 하면서 북한 핵 문제를 논의했다.
린지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뉴저지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 나흘째 머물고 있고, 틸러스 장관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이다. 켈리 비서실장은 백악관에 남아 있다.
월터스 부대변인은 자세한 통화 내용을 전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장관으로부터 ARF에 참석한 북한의 동향을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업무 중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과 일정을 전날까지 공개하지 않아 언론의 불만을 샀던 백악관이 굳이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사실을 알린 것은 이 같은 불만을 불식하고 "휴가가 아니다"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베드민스터의 골프장에서 지난 4일부터 17일간 첫 여름 휴가를 즐길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휴가가 아니라 업무 장소를 옮겼을 뿐이라고 강변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오래전 계획된 백악관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뉴저지 베드민스터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휴가가 아니다. 회의와 전화통화"라고 말했다.
이날로 취임 200일째를 맞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침 일찍부터 트위터에 여러 건의 글을 올려 뉴욕타임스(NYT)와 민주당 의원 등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정치적 행위'를 한 대목 역시 '업무의 연장'이라는 본인의 주장을 입증하려는 제스처로 받아들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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