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스페인 땅, 유럽 진입하려는 난민들로 골머리
모로코와 국경 맞댄 세우타에 지난주 200명에 이어 190여명 진입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아프리카 대륙의 스페인 영토 세우타에 밀입국하려는 난민들로 인해 스페인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스페인 언론들에 따르면, 북아프리카 난민 187명은 7일 새벽(현지시간) 모로코와 세우타의 국경 초소에 집단으로 난입해 유럽 영토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새벽에 감시망이 소홀한 틈을 타 두 발로 뛰어서 국경을 넘은 이들은 세우타 영토에 들어오자마자 만세를 부르고 땅에 입을 맞추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세우타는 멜리야와 함께 모로코 북동부 해안에 자리한 스페인 영토로 아프리카와 국경을 맞댄 유일한 유럽연합(EU) 회원국 영토다.
스페인이 1580년 점령해 아직도 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 두 곳은 가난과 정치적 박해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가려는 북아프리카 난민들이 밀입국을 시도하는 주요 경로다.
난민들은 국경의 6m가량의 높은 담장을 절단기를 이용해 철조망을 잘라내거나 기어올라서, 또는 바다로 헤엄을 치거나 차량에 숨는 방식으로 꾸준히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몸집이 작은 난민들은 여행 가방 속에 몸을 구겨 넣고 밀입국하다 적발되는 사례도 수두룩하며, 철책을 넘으려는 난민들과 이를 막으려는 국경수비대 간에 충돌이 유혈사태로 비화한 적도 있다.
이날에 앞서 지난주에도 200여 명의 난민이 집단으로 국경의 담장을 기어올라 넘거나 절단기를 통해 무력화시킨뒤 밀입국에 성공한 바 있다.
스페인 당국은 끊임없이 밀려오는 난민들 중에 사하라 사막 이남의 사헬지대에서 암약하던 이슬람국가(IS) 연계 테러집단의 조직원들이 끼어있지 않은지 우려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밀입국한 난민들을 체포해 일단 임시수용소에 보낸 뒤 이들의 난민 신청을 검토해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난민 신청이 반려된 이들은 모로코나 본국으로 강제 송환된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