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동아제약 지주사 회장 구속…회사·업계 "당혹"
동아제약 1932년 창사 이래 85년 만에 총수 공백 직면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 간판 제약사인 동아제약, 동아에스티[170900] 등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총수 공백' 상황에 빠졌다.
부산지법이 7일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 강정석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회사는 물론 제약업계 역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아제약을 모태로 성장해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리베이트 수사로 회장 부재상태를 맞닥뜨린 건 1932년 창사 이래 85년 만이다. 강 회장이 올해 1월 강신호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공식 물려받아 회장직에 오른 지 7개월 남짓 지난 시점이기도 하다.
법원은 이날 강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벌인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이 우려된다"며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강 회장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회사자금 700억원을 빼돌려 이중 55억원을 의약품 판매와 관련해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17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강 회장은 일선 영업직원의 개인적 일탈이거나 회사와는 무관한 도매상의 불법행위라는 취지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아쏘시오홀딩스 관계자는 "혐의로 언급된 부분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의혹을 소상히 밝히겠다"며 "계열사별 전문경영인이 존재하는 만큼 경영 공백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는 강 회장의 구속이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지 우려하고 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과거 47년간 최장기간 매출 1위 자리를 지켜왔던 동아제약의 존재감이 적지 않은 데다, 이번 수사에서 검찰이 영업담당 임원이 아닌 오너 일가를 직접 소환하고 구속 수감하면서 확고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구속까지 갈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며 "검찰의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돼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