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아 금지되자 中 자연유산 매머드 송곳니 동낼 기세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중국 내 상아 거래, 가공이 금지되자 지구 자연유산인 매머드 송곳니가 동날 위기에 처했다고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상아를 '하얀 금'이라 부르며 귀하게 여겼다. 상아로 만든 장신구·조각품 등은 부와 지위의 상징으로 여겨져 선물 등으로 널리 쓰였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정부는 상아의 불법 거래를 근절하기 위해 코끼리 상아 가공과 거래를 금지하고 관련 업체와 가공 장소를 단속·폐쇄했다.
세계 최대 상아 시장인 중국을 규제하지 않으면 코끼리가 멸종될 수도 있다는 국제사회의 우려를 중국이 무겁게 받아들인 결과였다.
이 조치에 따라 상아 조각 예술가와 업체들은 상아의 합법적, 도덕적, 친환경적 대체품으로 매머드 송곳니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매머드는 약 3천600여 년 전에 멸종된 생물로, 영구동토나 빙하 속에 운 좋게 사체가 양호하게 보존된 매머드로부터 얻은 상아를 수입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중국은 러시아 극동지방과 국경을 맞댄 헤이룽장 성을 통해 27t 이상의 매머드 상아를 들여왔다. 지난해에는 4t이 채 되지 않았다.
홍콩은 현재 일 년에 평균 34t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는 2003년에 비하면 약 세 배 수준이다.
중국 전역에서 보석·펜던트와 다른 세공품 등을 제작해 판매하는 숍·갤러리 등 7곳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매머드 상아를) 더 확보할수록 더 많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써는 그 누구도 매머드 상아가 얼마 더 발굴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 공급에 한계가 있고 언젠가는 이마저 바닥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물 보호 운동가들은 합법적인 코끼리 상아 거래가 매머드 상아 거래로 둔갑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한다.
두 짐승의 송곳니는 색깔과 모양이 서로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 둘을 구분하기가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야생동물보호 단체인 본프리파운데이션의 정책협력국장 마크 존스는 "매머드 상아 거래를 합법화하는 이상, 모든 종류의 상아가 매머드 상아로 세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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