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터넷인구 7억5천만명, 해외인터넷 접속 불가능해질듯"
제19차 당대회 앞두고 인터넷 통제하려는 中, VPN 폐쇄 명령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오는 10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당국이 인터넷 통제 강화책의 하나로 해외인터넷 우회접속 통로인 가상사설망(VPN)을 사실상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 통신이 7일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누리꾼은 물론 기업인과 대학 연구진, 언론인 등이 구글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에 접속하기 위해 당국의 인터넷 통제망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우회할 수 있는 VPN을 사용해왔으나, 이마저도 완전히 막힐 상황에 처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만리방화벽의 구멍인 VPN에 대해 그동안 눈을 감아왔으나 지난 1월 VPN 서비스를 사실상 불법화하는가 하면 7월 1일부터는 VPN 서비스 폐쇄 명령을 내리는 등 VPN 완전 차단에 본격 나섰다.
특히 중국 공안당국 등은 최근 베이징 시내 호텔들에 대해 VPN 사용을 중단하도록 하고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에 대해서도 VPN 관련 서비스를 폐쇄하도록 하는 등 VPN 완전 봉쇄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에 이어 아마존도 중국 측 파트너인 광환신왕(光環新網)을 통해 고객들이 만리방화벽을 우회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등 중국 공안부와 통신 당국의 검열 강화 조치에 무릎을 꿇었다.
미국 예일대 법과대학원의 그레이엄 웹스터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VPN 단속이 여러 차례 실시됐으나 소규모에 그치거나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했다"면서 "그러나 이번 단속은 이전과는 다른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인터넷 사용자들은 VPN 서비스 향유가 불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중국 인터넷정보센터(CNNIC)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중국의 인터넷 보급률이 작년 말보다 1.1% 포인트 늘어난 54.3%로, 인터넷 이용자가 7억5천1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이용자는 "페이스북 친구들은 물론 미국 TV 드라마를 볼 수 있는 마지막 통로마저 차단하는구나"라며 "내 스마트폰을 막을 수는 있겠지만 내 정신까지 차단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분노를 표현했다.
주중 유럽 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VPN 차단과 관련한 공식 문서는 아직 접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설문조사 결과 회원사들의 절반 정도가 인터넷 통제 강화로 사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퍼지고 있다면서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윌리엄 자리트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도 성명을 통해 "우리 회원사들의 성공은 전 세계 정보에 대한 신속한 접속과 전 세계 관계사 및 고객들과의 자유로운 소통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VPN 접속을 제한하는 것은 국가 간 데이터 소통에 불확실성을 창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당국이 VPN 접속을 좀 더 통제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려 하고 있을 뿐"이라며 "해외인터넷 접속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기대하지도 않을 것이며 목표도 아닐 것"이라고 진단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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