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완벽한 부활…농익은 완급조절로 '폭풍 삼진쇼'
류현진, 타선 지원 업고 팔색조 변화구로 메츠 농락
2주 연속 ESPN 전국 중계서 무실점 역투로 대반전 신호탄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모든 것이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정규리그 16번째 선발 등판에서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괴물'의 부활을 드디어 선언했다.
류현진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주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2017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방문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아내며 단 1피안타 무실점의 눈부신 투구를 선사했다. 볼넷은 1개도 주지 않았다.
7-0으로 완승을 앞둔 8회, 류현진은 임무를 마치고 토니 싱그라니에게 배턴을 물려줬다.
류현진, 다저스에 모두 흠잡을 데 없는 무결점 경기였다.
그간 류현진과 엇박자를 내던 타선은 3회까지 5점을 지원해 모처럼 든든한 원군 노릇을 했다.
빠른 볼,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커터) 5개 구종으로 무장한 류현진은 정교한 제구를 뽐내며 그야말로 폭풍 삼진쇼를 벌였다.
총 96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속구를 34개로 가장 많이 택했고 다음으로 커터를 22개나 던졌다.
커브 19개, 체인지업 17개, 슬라이더 4개 순이다.
속구 계열 변화구인 커터와 슬라이더를 26개, 브레이킹 볼인 커브와 체인지업을 36개 던져 타자들의 눈을 '상하좌우' 자유자재로 현혹했다.
던지면 던질수록 자신감이 붙어 훨씬 공격적으로 공을 뿌렸다.
초반에 승기를 잡은 다저스는 메츠와의 3연전 싹쓸이를 포함해 4연승 달성을 앞뒀다.
지난달 3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무실점 역투를 펼쳐 왼쪽 어깨와 팔꿈치 수술 이래 3년 만에 가장 좋은 투구를 뽐낸 류현진은 확실하게 전성기 시절의 '감'(感)을 되찾았다.
마운드에 오르기도 전인 1회 석 점을 벌어준 타선 덕분에 부담감을 덜고 첫 이닝을 맞이한 류현진은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1회를 마쳐 쾌투의 출발을 알렸다.
1∼2회 최고시속 148㎞의 속구와 '전가의 보도' 체인지업으로 4타자 연속 삼진을 잡은 류현진은 이후 우타자에겐 커터, 좌타자에겐 커브를 필살기로 던지며 때에 따라선 커브, 체인지업, 커터를 무차별로 섞는 영리한 볼 배합으로 메츠 타선을 꽁꽁 묶었다.
특히 오른손 타자 몸쪽으로 휘어들어 가는 커터는 면도날처럼 날카로웠고,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위력도 변함없었다.
커터는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는 데 유용하다.
잘 제구된 커터를 타자들이 건드리면 잘해야 파울이거나 발목, 정강이 등 자기 몸에 맞기 일쑤다. 방망이가 부러지기도 한다.
4회 오른쪽 타석에 들어선 세 타자와 류현진의 대결은 이날 경기의 압권이었다.
류현진은 커터 3개로 아스드루발 카브레라를 삼진으로 요리했다.
몸쪽에 붙은 커터 2개를 파울로 걷어낸 카브레라는 바깥쪽 스트라이크 존에 걸친 세 번째 커터는 손도 대지 못하고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류현진은 커터로 요에니스 세스페데스를 유혹한 뒤 커브로 유격수 땅볼을 엮었다. 후속 윌머 플로레스는 커터 같은 슬라이더로 힘없는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류현진이 어떤 볼을 던질지 몰라 자중지란에 빠진 메츠 타선은 6회부터 방망이를 마구잡이로 돌렸다.
류현진은 6회 세 타자와 7회 첫 타자 카브레라까지 4명의 타자를 공 6개로 요리하는 절정의 컨트롤을 과시했다.
또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이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로 편성한 두 경기에서 2주 연속 '출연'한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와 메츠를 상대로 14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역투해 '코리안 몬스터'의 대반전을 미국 전역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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