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또 강남, 그 강남?'
1970년대 강남개발의 모습들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또 '강남'입니다.
지난 2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은 예전과 비교하면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초강수' 대책이었습니다. 서울 전역과 과천, 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면서 대출규제부터 양도세 강화 등의 다양한 처방을 내놓았습니다.
대부분 언론에서 상투적으로 '강남 4구를 비롯한….'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이번에도 주목 대상은 '서울 강남', 그중에서도 '강남 재건축'입니다.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강동구가 이에 해당합니다.
부동산, 교육, 선거와 관련된 이슈 때마다 늘 주인공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강남의 모습을 사진으로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위 사진은 잠실 롯데월드에서 내려다본 현재 서울의 모습과 1978년의 잠실주공아파트입니다. 수많은 아파트와 주택들이 흔히 사용하는 표현처럼 '장난감처럼' 오밀조밀 펼쳐져 있습니다.
부의 상징이 되어버린 서울 강남은 언제부터 이런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을까요? 이를 위해 먼저 '영동(永東)'이라는 명칭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지금도 영동대교, 영동시장, 영동고등학교, 영동아파트 등 강남에는 '영동'이란 이름이 많습니다. 이 이름에 강남개발 시작의 흔적이 묻어 있습니다.
'영동'은 '영등포 동쪽'이라는 뜻입니다. 강남지역 개발을 시작할 무렵, 사람들에게 이 지역의 위치를 쉽게 이해시키기 위해 만든 말입니다. '강남'이라는 말은 너무 포괄적이라 사용하기 어려웠습니다. 강너머 유일하게 서울 부심으로 형성된 영등포를 기준으로 지리를 설명한 것이죠.
1973년 서울시가 성동구에 '영동출장소'를 신설해 강남구 일대를 관할하면서 비롯된 겁니다.
아래 사진이 1975년 영등포 입체교차로 주변 모습입니다. 당시 기준으로 보면 주택과 상가가 꽤 밀집해 있는 모습입니다.
아래 사진을 그럼 보십시오. 비슷한 시기인 1975년 서울의 한 지역 모습입니다. 황량한 벌판 이외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대체 여기가 어디인지 그냥 사진으로 말하겠습니다. 아래 사진이 같은 곳입니다.
그렇습니다. 서울 잠실 및 송파구 일대입니다. 고작 '뽕밭'만 간혹 볼 수 있던 이 지역의 40년 시차 사진입니다. 뽕밭을 한자로 쓰면 잠실입니다.
아래 사진의 지역 변화도 무척 경이롭습니다. 사람들이 마치 다리의 기초를 건설하는 듯 분주한 모습입니다. 강 건너에는 산이 보이네요.
바로 아래 보여드리는 사진처럼 이 다리는 지금의 잠수교입니다. 1976년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그 위로 건설된 반포대교에서 가동되는 무지개 분수는 서울이 자랑하는 명물이 됐습니다. 멀리 보이는 산은 우면산입니다.
반포 일대에 들어선 주공아파트 2, 3단지는 이미 오래전 재건축돼 서울 서초구에서 최고가를 경신하는 아파트가 됐습니다. 아래 사진은 바로 그 반포 주공 2, 3단지가 막 지어지던 1977년의 주변 모습입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지난 2월, 강남권 개발이 막 시작된 1974년부터 1978년까지의 개발현장 사진을 모아 '서울 시정 사진 총서 Ⅶ'를 펴냈습니다.
당시 정부와 서울시는 강북에 집중된 사람과 기업들을 강남으로 이주시키기 위해 무척 애를 썼습니다. 발간된 총서 제목처럼 '가자! 강남으로'라고 외쳤습니다.
위 총서 표지로 사용된 사진에서 막 건설되는 교량은 무엇일까요? 1977년 4월 착공한 성수대교입니다. 이때 지어진 성수대교는 1991년 붕괴했고 지금의 대교는 1997년에 다시 지은 것입니다.
공사현장 건너편에 보이는 아파트가 1976년~77년 완공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입니다. 아래는 현재의 압구정동, 신사동, 삼성동 일대 모습입니다.
이번 정부의 '8ㆍ2 부동산 대책'이 집값 안정화에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계속 지켜봐야 합니다. 시장과 심리와 대책이 최선의 조화를 이루길 바랍니다.
doh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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