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상륙한 팝컬처의 향연…'코믹콘 서울' 열려(종합)
만화·게임·영화 등 대중문화 총망라…마스 미켈센 등 방한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안녕하세요, 한국팬 여러분!"
덴마크 출신의 할리우드 배우 마스 미켈센(52)이 손을 흔들자 사람들의 함성이 터져나왔다.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3층 전시장은 한국에서 처음 열린 코믹콘(Comic con)을 찾은 사람들로 붐볐다.
TV 드라마 '한니발',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등으로 한국에도 적지 않은 팬을 둔 미켈센이 웃음과 함께 "이렇게 많은 팬을 보니 제가 좀 인기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자, 함성은 더 뜨거워졌다.
코믹콘은 만화부터 영화, 게임,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축제로 세계 22개국에서 열린다.
그중에서도 1970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시작된 '원조' 코믹-콘(Comic-Con)은 '덕후' 성지로 자리매김하면서 유수 영화사와 만화 출판사들의 신작 발표와 콘텐츠 홍보, 스타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베이징과 인도 뭄바이 등 아시아에서도 열린 코믹콘은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 상륙했다.
이날 오후 개막시간이 가까워져 오면서 코엑스 3층 전시장 주변에는 한때 수십 미터의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영화·드라마(영화 콘텐츠·스튜디오), 코믹·애니메이션, 게임(온라인·모바일·콘솔·VR·AR), 토이(피규어·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부문의 부스가 관람객들을 맞았다.
마블과 DC코믹스 등 인기 콘텐츠 부스는 관련 콘텐츠를 구경하고 상품을 고르려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일본 애니메이션 '소드 아트 온라인' 캐릭터 상품을 6만5천500원에 산 대학생 이동하(19) 군은 "한국에는 없는 일본 한정판"이라며 뿌듯해했다.
만화나 영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화려한 코스프레들도 사람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오후 2시 30분 시작된 개막식에는 미켈센 외에도 영화 '옥자'에 출연한 할리우드 배우 스티븐 연과 마크 세블스키 마블엔터테인먼트 수석부사장 등이 자리했다.
세블스키 부사장은 "여러 곳의 코믹콘을 다녀봤지만 코믹콘의 핵심은 팬 여러분이라는 점에서 별반 다르지 않다"고 말해 박수를 끌어냈다.
연이어 등장한 미켈센은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을 만든 박찬욱 감독을 정말 좋아한다"면서 "요즘 한국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 유럽 배우들과 비교해 기술이나 힘, 카리스마 모든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추켜세웠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게임제작사 넥스트무브의 신작 게임 '다인'(THINE) 첫 공개와 웹드라마 '하쿠나 마타타 폴레폴레' 제작 발표도 진행됐다.
한국에서 처음 치러지는 코믹콘인 만큼, 흥행 성적도 관심이다.
주최측이 아직 정확한 관람객 수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행사장을 둘러본 관람객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마블 유명 캐릭터 토르의 망치를 구경하던 윤희주(16) 양은 "마블을 좋아하다가 코믹을 다 좋아하게 됐다"면서 "샌디에이고 코믹-콘이 유명하다고 하던데 서울 행사도 좋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반면 동방북스에서 게임 아트북 '더 월드 오브 더 위처'(The World of the Witcher')를 산 게임 원화가 정모 씨는 "처음이라 그런 것 같긴 한데 조금 어설프고 기대보다 못 미치는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일간 열리는 코믹콘 서울에서는 참가자들이 만화나 게임,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분장해 경쟁을 펼치는 '코리아 코스플레이 챔피언십', 라이브 드로잉으로 유명한 김정기 작가의 드로잉 쇼 등도 진행된다.
서울 행사는 '코믹콘 뉴욕' 등을 개최한 영국의 전시전문 업체 리드팝(ReedPOP)과 리드 엑시비션스코리아가 주최 주관한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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