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재국면 속 경공업 분야 '혁명의 2대전선' 강조
"경공업 제품은 제재 파열구 내는 주체탄…중요한 정치사업"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시험발사 성공 이후 경공업 분야를 군수공업과 함께 '혁명의 2대 전선'으로 칭하며 중요한 위상을 부여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일자 3면 대부분을 경공업 부문의 성과를 독려하고 평양어린이식료품공장의 공정 현대화 등 모범 사례를 소개하는 기사로 채웠다.
신문은 '국방과학전사들처럼!'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경공업 부문에서 질 좋은 제품들을 더 많이 생산해내는 것은 단순히 실무적인 사업이 아니다"라며 "인민들에게 가장 우월한 사회주의 제도에서 사는 긍지와 자부심을 더 깊이 심어주기 위한 중요한 정치적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날 경공업 공장들에서 생산되어 나오는 제품들은 그 하나하나가 제국주의자들의 야만적인 초강도 제재 책동에 무자비한 파열구를 내는 '주체탄'으로 되어야 한다"며 "우리 당이 경공업 부문의 일꾼들과 근로자들을 국방과학 전사들과 함께 우리 혁명의 2대 전선에 내세워준 것도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군수공업과 경공업이 '혁명의 2대 전선'이라는 표현은 노동신문이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를 자축하며 지난달 5일 게재한 '위대한 우리 조국 만만세'라는 제목의 정론에 처음 사용된 후 북한 매체에 수차례 등장했다.
소비재 생산을 담당하는 경공업을 핵·미사일 개발을 맡은 군수공업과 나란히 국가의 핵심부문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핵·미사일 개발을 멈추지 않음으로써 대외환경이 점점 악화하는 상황에서, 대내적으로 주민들의 소비 수준을 보장해 민심 이반을 막고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핵·미사일 고도화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으니 이제는 주민생활 향상을 위해 좀 더 신경을 쓰겠다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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