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파수꾼" CCTV 관제요원, 시골 교통사고 발견·구조
CCTV 관제센터, 인명 구조·범죄 예방 활동 효자
(보성=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인적이 드문 시골 도로에 방치돼있던 교통사고 차량을 CCTV 모니터링 요원이 발견해 부상자의 생명을 구했다.
지난달 14일 오전 2시 44분께 전남 보성군 CCTV 통합관제센터 상황실.
모니터 4대로 보성군내에 설치된 CCTV 100여대가 비추는 도로 상황을 감시하던 관제요원 안성용(28)씨는 화면 하단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감지했다.
보성군 문덕면의 한 시골도로 바닥에 옅은 안개처럼 희미하게 퍼지던 연기는 점점 점멸등 높이까지 올라왔다.
화재를 의심한 안씨는 CCTV를 원격 조정했고 1t 트럭 한 대가 옹벽에 정면 충돌해 운전석과 조수석이 심하게 뭉개져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트럭 안쪽에서는 사람의 팔이 움직이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안씨는 즉시 119 소방당국과 112 경찰 종합상황실에 응급상황을 알렸다.
이후 다시 CCTV를 돌려가며 트럭 안쪽에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의 상태를 살폈다.
20여분 뒤 현장에 도착한 경찰과 119구급대원은 운전자 A(64)씨를 구조해 광주의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A씨는 얼굴과 다리에 골절상을 입고 호흡곤란을 호소했으나 치료 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경찰과 연계해 운영 중인 방범용 CCTV 관제센터가 인명 구조·범죄 예방 활동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상주·유동 인구가 적은 시골이나 인적이 드문 심야에 시민 안전 지킴이 노릇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 3월 광주 광산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주차 차량 5대를 뒤져 금품을 훔치려던 20대 여성 2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흰색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주차장을 배회하며 차 문을 수차례 열어보던 모습을 이상히 여긴 광주 통합관제센터 요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범행을 예방했다.
전남에서는 22개 시군 중 보성 등 16개 시군에서 경찰과 연계해 CCTV 관제센터를 운영 중이며 1만대가 넘는 CCTV를 감시하고 있다.
곡성과 강진은 연내에, 담양·고흥·해남·진도도 내년 중으로 관제센터 운영 준비를 완료할 방침이다.
광주시 통합관제센터도 4천대 넘는 CCTV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영상촬영이 가능한 스마트 가로등을 2천곳 이상 설치·운영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도로와 주요 번화가 방범뿐 아니라 교통흐름, 학교 주변 안전 등을 살피기 위해 4개조 2교대 근무 형태로 24시간 관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reu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