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1기' 소집 인원 26명으로 확대, 왜?
일본 J리거 조기소집 불가능…K리그 골키퍼 수혈 계획
손흥민·기성용 '재활' 변수…예비 인원 뽑아 경쟁시켜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는 14일 오전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가운데 소집 훈련에 참가할 선수를 엔트리 23명보다 많은 최대 26명까지 선발하기로 했다.
신태용 감독은 K리거 점검을 위해 FC서울-강원전을 관전한 2일 "모두가 다 뛰지 못하더라도 양해를 구해 대표급 선수들은 다 뽑을 생각이다. 26명 정도 뽑아서 원정까지 함께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월드컵 최종예선 엔트리는 23명이지만 소집 인원을 3명을 더 차출하는 건 '조기소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신 감독은 국내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12개 구단을 설득해 원래 대표팀 소집 날짜로 예정됐던 28일에서 1주일 앞당긴 21일부터 담금질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조기소집에는 국내 K리거와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만 참가한다.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과 중동파, 일본 J리거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A매치 데이가 시작되는 28일부터 합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21일부터 시작하는 조기소집에는 K리그와 중국파 중심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
신 감독은 "K리거를 10명 이상 선발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당장 기본적인 조직 훈련을 하려면 골키퍼가 필요하지만, 대표팀 수문장 후보인 권순태(가시마),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빗셀 고배) 등 3명이 모두 일본 J리그에서 뛰기 때문이다.
일본 J리거들은 26일, 27일 경기까지 소화하고 나서 28일에나 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5일 카타르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앞두고도 대표팀을 보름 일찍 소집했을 때도 J리그 골키퍼 참가가 어려워 백업 골키퍼인 조현우(대구FC)까지 4명을 선발한 적이 있다.
다행히 지난 2일 경기 중 왼쪽 엄지손가락이 탈구됐던 권순태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다음 주말 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하고 김진현과 김승규도 실전 경기에 투입되고 있다.
26명으로 소집명단을 확대하는 데는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손흥민(토트넘)과 기성용(스완지 시티) 부상 변수도 작용하고 있다.
손흥민과 기성용은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대표팀을 지휘할 때 한국 대표팀 전력의 핵심이었지만 비시즌에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어서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전(8월 31일)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은 (부상 부위가) 팔이기 때문에 훈련을 소화하고 있고, 기성용은 조깅 등 훈련을 하고 있지만 경기 투입이 가능할지 의문 부호"라고 말했다.
"손흥민과 기성용은 뛰지 않더라도 안고 가겠다"고 선언했던 신 감독으로서는 컨디션 상태에 따라 두 명을 다 부르지 않거나 손흥민만 차출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손흥민은 카타르전 때 오른팔이 부러져 수술을 받았지만, 훈련에 참가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다. 기성용은 무릎 염증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어서 오는 12일 개막하는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과 기성용을 뽑더라도 뛰지 못할 가능성까지 고려한 '플랜 B'로 예비 인원을 더 확보해 경쟁을 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손흥민과 기성용의 대체 요원으로는 K리거는 물론 조기소집이 가능한 중국파까지 포함될 수 있다.
대표팀 사령탑 취임 후 2일 서울-강원전까지 K리거를 중심으로 대표팀 후보들의 경기력을 점검해왔던 신 감독은 5일에는 중국으로 건너가 광저우-톈진 경기를 지켜보며 중앙수비수 김영권(광저우)과 황석호(톈진)의 몸 상태를 체크한다.
신 감독은 이어 9일 예정된 대한축구협회(FA)컵 8강과 12, 13일 열리는 K리그 클래식 26라운드까지 보고 소집 대상 26명을 14일 오전 발표할 계획이다.
대표팀 조기소집과 소집 인원 확대 카드를 빼 든 신 감독이 남은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에서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며 한국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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