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와 다른 매력…日 여성작가들 소설 잇따라 상륙
온다 리쿠·미야베 미유키·무라타 사야카 신작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서점가에 일본 소설 열풍이 거세다. 7월 넷째주 기준으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소설 분야 20위 안에 6편이 포진했다.
인기는 단연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와 히가시노 게이고(東野圭吾)가 이끌고 있다.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는 예약판매를 시작한 6월 말부터 줄곧 베스트셀러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대표 추리작가 히가시노는 신작 '위험한 비너스'를 비롯해 4편이 20위 안에 들었다. 마루야마 겐지(丸山健二)와 요시다 슈이치(吉田修一)도 최근 나란히 신작을 내고 휴가철 독자를 끌어모으는 중이다.
일본 여성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들도 한국 독자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미스터리부터 성장소설까지 장르를 가볍게 넘나드는 작가 온다 리쿠(恩田陸)는 신작 '꿀벌과 천둥'(현대문학)으로 돌아왔다. 국제 피아노 콩쿠르를 무대로 펼쳐지는 전세계 젊은 피아니스트들의 이야기다.
한때 천재소녀로 불리다가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으로 무대를 떠났던 에이덴 아야, 줄리아드 음악원 출신의 엘리트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 음악을 전공했지만 악기점에서 일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는 '28세 거장' 다카시마 아카시, 양봉가 아버지를 따라 떠돌며 자유로운 음악을 추구해온 16세 소년 가자마 진. 네 명의 음악가가 3년마다 열리는 요시가에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소설에 등장하는 국제대회의 모델은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다. 2009년 조성진이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대회이기도 하다. 작가는 2006년부터 2015년까지 네 차례 대회를 직접 참관하며 무대와 객석 풍경을 작품에 옮겼다.
일본에서 지난해 출간된 '꿀벌과 천둥'은 지금까지 60만 부를 찍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대중문학 성향의 작품에 주는 나오키상과 서점 직원들 투표로 뽑는 서점대상을 석권했다. 작중 인물들의 연주곡을 모은 클래식 음반이 발매되기도 했다. 김선영 옮김. 700쪽. 1만7천800원.
'미미 여사'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미야베 미유키(宮部みゆき)의 신작 '신이 없는 달'(북스피어)도 이달 중순 출간된다. 평범한 사람들이 삶에서 마주치는 크고 작은 갈등을 변화하는 계절의 모습과 함께 그린 연작소설이다. 춘하추동 사계절을 배경으로 열두 가지 이야기를 담았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은 작가는 국내에서 영화로 제작된 '화차' 등 사회파 미스터리 소설들로 독자층이 두텁다. 에쿠니 가오리와 요시모토 바나나 등을 물리치고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순위에서 7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가는 "이번에는 농도 짙은 연애소설을 써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규원 옮김. 328쪽. 1만4천원.
'소멸세계'(살림)를 국내 독자에게 선보인 무라타 사야카(村田沙耶香)는 최근 주목받는 여성작가다. 지난해 '편의점 인간'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이후 앞으로 계획을 묻자 "우선 점장과 상의하겠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작가는 20년 가까이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고 있다.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올해로 데뷔 15년차인 중견 작가다. 스물네 살이던 2003년 군조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가로 나섰고 2009년 노마문예신인상, 2013년 미시마 유키오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결혼과 출산·가족제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소설 '소멸세계'는 2015년 작으로, 현지에서는 지난해 아쿠타가와상 수상으로 새삼 관심을 끌었다. 최고은 옮김. 292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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