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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민족포럼] ① "남북한 대표부 상호 설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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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민족포럼] ① "남북한 대표부 상호 설치하자"

알마티서 개막, 한반도 평화 모색…이부영 '코리아 프로세스' 제안

고려인 회상열차 탐방단 포함 200여 명 참석해 이틀간 발표·토론

<※ 편집자 주 : 국제한민족재단이 해마다 국내외 학자와 재외동포 전문가들을 초청해 여는 세계한민족포럼이 18회를 맞았습니다. 올해는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을 맞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카자흐스탄 우슈토베까지 열차로 수난의 길을 되짚어온 '극동시베리아 실크로드-회상열차' 탐방단 84명이 6천500㎞의 대장정을 마치고 포럼에 합류해 행사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했습니다. 연합뉴스는 알마티의 알파라비 국립카자흐스탄대 강당에서 진행되는 포럼을 현지 취재해 주요 내용을 소개합니다.>



(알마티<카자흐스탄>=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남북한 수교를 위해 서울과 평양에 각각 대표부를 설치하고 한국이 미국·일본과 북한 간 관계의 정상화를 지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 회상열차'의 공동대회장을 맡은 이부영 동아시아평화회의 운영위원장은 국제한민족재단 주최로 2일 오전(현지시간) 알마티의 알파라비 카자흐스탄국립대 강당에서 막을 연 제18회 세계한민족포럼'의 기조연설에서 "지난 20여 년 동안 제재와 봉쇄에 의존한 대북 강경책은 북핵의 고도화를 초래한 완전히 실패한 정책이었다"고 전제한 뒤 "한미동맹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중견국가로서의 자주성을 발휘해 '선핵폐기론'에서 '선고도화 방지 후 폐기론'으로 수정하고, 화해와 공존 시대의 새로운 해법으로 남북한 외교관계를 수립하는 '코리아 프로세스'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남북 대화 복원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및 서신 교환 재개·확대 ▲6·15와 10·4 남북 공동성명 합의사항 이행 ▲남북 철도와 도로 연결사업 이행 ▲한국 대기업의 사내유보금 북한 산업화에 투자 유도 등을 제시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남북한 수교를 위해 서울과 평양에 대표부 설치 ▲한국이 미국과 일본의 대북관계 정상화 적극 지지 ▲북한·러시아 당국과 시베리와횡단철도(TSR)-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사업 논의 및 사할린 가스관 한국 연결 논의 ▲중국-러시아의 산둥 가스관 한국 연결 논의 ▲남북한이 동부시베리아 개발 국제컨소시엄 조성 등의 추진을 제안했다.

공동대회장인 함세웅 신부는 기념사에서 "진정한 통일은 남북의 일치를 넘어 세계 곳곳에 흩어진 해외동포 모두를 존중하고 그분들을 민족공동체 구성원으로 받아들여 화해하는 것"이라며 "응전과 생존의 장한 문화인인 고려인이 선조들이 지녔던 모국의 가치 속에서 남북의 화해와 일치를 이루는 동력의 중심이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회상열차 집행위원장이자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인 이창주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 석좌교수는 포럼을 여는 발제를 통해 "한미동맹 강화와 남북 대화라는 문재인 정부의 투 트랙 전략이 성공하려면 한미동맹이 의존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 발전해야 하며 자주적이고 정교한 평화외교, 통일외교의 전략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알파라비 카자흐스탄국립대의 갈림 무타노프 총장은 "카자흐스탄이 자랑할 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는 고려인을 비롯한 여러 소수민족이 평화롭게 공존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라며 "20여 년 전부터 한국어과를 운영하고 있는 우리 대학은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의 대학·기업·민간 연구소 등과 협력 관계를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전승민 주알마티 총영사는 "고려인 동포들은 지난 80년간 상상하기 힘든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민족 특유의 근면과 불굴의 정신력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현지 사회에서 인정받은 민족으로 자리 잡았다"면서 "고려인 동포들은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 간 우호 협력뿐 아니라 한반도 통일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카자흐스탄 하원의원인 김로만 카자흐고려인협회 회장은 "많은 한국 분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차를 타고 이곳까지 여러 날에 거쳐 힘들게 오셨는데 그래도 80년 전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보다는 덜 고생스러웠을 것"이라며 환영 인사를 건넸다.

유영록 김포시장은 "카자흐스탄에 와보고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한 뒤 "고려인들이 양국의 가교가 돼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교류 협력이 더욱 확대되기 바라며 남북한 평화도시를 가꿔나가려는 김포시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첫 번째 세션으로 마련된 '한반도와 세계' 주제의 개막식에 이어 이날 오후부터 3일까지 '분단 적대 시대의 한반도', '다극화 시대의 아시아', '한반도 평화체제', '중앙아시아 디아스포라 사회', '고려인 강제이주 80년 회상'이란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된다.

영국 출신의 그린 포드 유럽의회 의원, 김용현 동국대 교수, 유영록 김포시장, 임반석 청주대 교수, 조규익 숭실대 교수, 알파라비 카자흐스탄국립대의 바키트바예프 우캄베트카리 부총장, 장동진 연세대 교수, 나카토 사치오 일본 리쓰메이칸대 교수, 사이드무흐타르 사이트가지예비치 사이드카시모프 전 우즈베키스탄 부총리, 김빅터 타지키스탄한국인협회장, 압사타로브 랴우산벡 카자흐 아바이사업대 교수 등이 발표에 나설 예정이다.

국제한민족재단이 주관하고 '고려인 강제이주 80주년 기념사업회'가 주최한 '극동시베리아 실크로드 오디세이-회상열차' 탐방단 84명은 지난달 24일부터 열차를 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고려인의 첫 정착지였던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역까지 6천500㎞를 달려온 뒤 이날 포럼에 합류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현지 고려인과 대학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hee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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