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미사일 해결 묘수없는 美, 8월 위기론속 대화카드?
국제사회에 '北 압박 목적은 대화' 메시지…中 협조 에둘러 압력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북한의 잇따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시험으로 '한반도 8월 위기설'이 제기된 가운데, 미국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카드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1일(현지시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경고하면서 비핵화를 전제로 "어느 시점에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 김정은 정권의 교체나 북한에 대한 기습적인 군사 행동도 목표로 하지 않고 있음을 거듭 천명하며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미 국방부가 이례적으로 '군사 옵션'을 공개로 거론하고 미국 조야 일부에서 김정은 정권 교체에 초점을 둔 대북 정책 전환, 주한미군 철수 같은 급진적 주문까지 나오면서 심상치 않게 돌아가던 분위기를 일단 추스르려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내 일각의 급진적 강경론을 우선 일축하고 군사 옵션 사용에 대한 우려도 불식하려는 효과를 어느 정도 겨냥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르면 내년 미 본토 서해안을 사정권에 둔 북한 ICBM이 실전에 배치돼 '게임 체인저'로 부상할 것이라는 국방부 공식 전망까지 나오는 급박한 상황에서 '대화'를 무게 있게 거론한 것은 다소 의외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이러한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봤음에도 실제 부딪쳐 보니 북핵 문제를 풀어낼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현실적 고민이 자리잡고 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시간 낭비'로 규정하고 '최대의 압박과 관여 작전'이라는 새로운 대북 정책 기조를 내놓았지만, 북한은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계획대로 핵과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 대목에서 '대화'를 거론한 점이 최근 수위를 올려온 대북 제재와 중국 압박을 느슨하게 하려는 행보로는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북한에 대한 평화적 대화 의도를 강조함으로써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이 제재에 협조하고 참여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를 국제사회에 조성하려는 의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기존 대북 옵션을 유지하되 여기에 필수적인 중국의 협조를 재차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교적 해법을 찾아야 하는 국무부는 대화를 거론하고 군과 정보기관은 강경하고 원칙적 메시지를 내는 역할 분담의 분위기도 어느 정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이 '대화' 의도를 강조하긴 했지만, 최근 의회를 통과한 북한·러시아·이란 일괄제재 법안과 같은 대북 제재 방안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기 전까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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