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아온 새 검찰수장에 여야 '3黨3色' 주문
우원식 "檢이 국정농단 키운 잘못 국민이 기억"
박주선 "검찰 정치적 중립", 이혜훈 "한시 읊은 소신 기대"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서혜림 기자 = 여야 지도부는 1일 취임 인사차 국회를 찾은 문무일 신임 검찰총장에 일제히 검찰개혁을 당부하면서도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공약인 검찰개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정치적 중립'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였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문 총장과 10여 분간 만나 "검찰이 국정농단 사태를 더욱 키운 잘못을 국민이 기억하고 있다"면서 "문 총장이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제대로 일하는 검찰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문 총장은 "국민이 검찰에 어떤 기대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 태어나라는 지상명령을 충실히 따르겠다"고 말했다고 우 원내대표는 전했다.
우 원내대표와 문 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과 관련해 구체적 논의는 하지 않고 검찰개혁의 당위성에 공감하는 선에서 면담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총장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검찰개혁의 주축을 이루는 해당 사안에 대해 다소 미온적인 입장을 보여 여권의 근심을 산 바 있다.
문 총장과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의 면담은 과거 두 사람의 인연이 화제가 되면서 유독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흘렀다.
박 비대위원장은 문 총장에게 "서울지검 특수부에서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다. 장래에 검찰총장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덕담을 건넨 뒤 "검찰이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키며 국민 신뢰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국민의당은 전날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결과 주요 핵심 인사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았던 터라 이날 정치적 중립을 부쩍 강조한 것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바른정당도 검찰이 과거 정권처럼 권력의 시녀가 돼서는 안 된다며 정치적 중립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혜훈 대표는 "국민이 관심을 두는 사건에서 검찰이 그간 우리 생각과 다르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다"면서 "정권 초기 가장 힘 있는 대통령 앞에서 한시를 읊는 것을 보고 '권력 앞이라고 눕지는 않겠구나, 검찰이 정도(正道)를 가겠구나'라는 기대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의 의지"라면서 "인품이며 소신이며 의지며 누구보다 이번 총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이에 부응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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