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막스 베버의 고대 중세 연구·비판철학의 비판
심리학의 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막스 베버의 고대 중세 연구 = 막스 베버 지음. 전성우 옮김.
현대 사회학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막스 베버가 쓴 두 편의 글인 '고대 문명 몰락의 사회적 원인들'과 '도시'를 묶어 펴냈다.
고대 문명 몰락의 사회적 원인들은 베버가 1896년 독일 프라이부르크에서 행한 연설의 원고다. 그는 이 글에서 그리스·로마 문명이 멸망한 원인을 분석했다.
베버는 로마 사회가 무너진 이유를 퇴폐 풍조가 아니라 노예의 감소에서 찾았다. 정복전쟁이 종료하면서 로마 경제를 지탱하던 노예 공급이 줄어들어 제국이 붕괴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 글인 도시는 '왜 자본주의가 유럽에서 발생했는가'를 주제로 삼았다. 저자는 부르주아 계급을 주목하면서 그들의 '경제인간'적 특성이 자본주의의 동력이 됐다고 설명한다.
베버 연구 권위자인 전성우 한양대 석좌교수가 우리말로 옮겼다.
나남. 332쪽. 1만8천원.
▲ 비판철학의 비판 = 리쩌허우 지음. 피경훈 옮김.
중국 지성계의 거목인 리쩌허우(李澤厚)가 문화대혁명 당시인 1976년 베이징 임시 막사에서 쓴 책. 마오쩌둥(毛澤東) 사상만 강조되던 시대에 마르크스와 칸트의 결합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저자는 칸트가 정립한 주체성의 철학에 마르크스가 내세운 유물론을 끌어들인다. 그는 칸트가 선험적 능력이라고 강조한 지성, 판단력, 이성을 역사에서 축적된 인류 전체의 능력이 개인에게 계승된 것이라고 봤다. 마르크스를 근간으로 한 주체성의 보충과 극복을 그는 '축적설'이라는 개념으로 해석하고자 했다.
저자는 책을 쓴 이유에 대해 "마르크스의 철학은 본래 칸트와 헤겔로부터 변화돼온 것"이라며 "칸트를 어떻게 비판하고 지양하여 일련의 이론적 문제를 이해할 것인가는 마르크스주의 철학을 견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문학동네. 680쪽. 3만5천원.
▲ 심리학의 도 = 진 시노다 볼렌 지음. 이창일·차마리 옮김.
카를 구스타프 융이 고안한 개념인 '동시성'을 동양 철학의 도(道)와 연관 지어 설명한 책. 원서는 1979년 미국에서 출간됐다.
동시성은 합리적으로 논할 수 없는 우연한 사건을 말한다. 예컨대 동생의 집이 불에 휩싸인 꿈을 꾼 뒤 동생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실제로 불이 났다면, 이를 '동시성'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렇게 논리적 수단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게 됐을 때 주역과 도를 떠올리면 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 속에서 고립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영적인 가치를 추구하라고 조언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 180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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