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김정은 "위성우 감독·전주원 코치 믿고 팀 옮겼어요"
우리은행으로 FA 이적은 "우승보다 나 자신 명예회복 위해"
우리은행 훈련량은 "상상 이상…몸 잘 만들면 문제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프로농구 비시즌 기간에 가장 큰 뉴스는 김정은(30·180㎝)의 이적이다.
김정은은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신세계에 지명됐고 이후 줄곧 한 팀에서만 뛰어온 선수였다.
신세계 농구단 해체 이후 새로 팀을 창단한 KEB하나은행의 간판선수였던 김정은은 2016-2017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아산 우리은행으로 팀을 옮겼다.
김정은이 FA로 하나은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한 이는 별로 없었고, FA로 나와서도 우리은행보다는 용인 삼성생명이나 청주 국민은행을 택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다.
국가대표에서도 간판 포워드로 활약하는 김정은이지만 신세계와 하나은행에서 우승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해 최근 5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기로 한 것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서울 성북구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김정은은 "우승을 보고 온 것은 아니다"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김정은은 지난해 4월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고 정규리그 35경기의 절반도 되지 않는 16경기에만 출전했다.
평균 득점도 5.1점으로 프로 데뷔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한참 좋았던 2009-2010시즌 20점의 4분의 1로 줄어들었다.
김정은은 "사실 주위에서 많이 의아해하셨다"며 "우리은행이 워낙 훈련이 강한 팀이기 때문에 그 무릎으로 1년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계셨다"고 빙긋 웃었다.
그러나 그는 "운동량이 많다고 무조건 몸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몸을 잘 만들고 집중력 있게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시절 만난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 전주원 코치에 대한 믿음이 이적을 결심하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다.
김정은은 "몸 상태가 좋지 못해 최근 몇 년 활약을 못 ?는데 제가 자존심이 센 편이라 명예 회복을 꼭 하고 싶다"며 "지인분들이 '위 감독님에게 가면 어떻게든 다시 재기하도록 책임지고 만들어주실 것'이라는 조언을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적 후 약 2개월이 지난 그는 "훈련 과정에서도 감독님의 그런 마음이 느껴져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며 "21, 22일에는 우리은행 와서 처음 연습 경기를 소화했는데 30분 이상 오래 뛰어 스스로 만족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5월에 팀을 옮길 때만 하더라도 10월 시즌 개막에 맞춰 몸을 만들 수 있을지 걱정이었지만 생각보다 빨리 몸 상태가 좋아졌다.
김정은은 "작년 4월 결혼하자마자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 그 이후 정말 최선을 다해 재활해서인지 상태가 일찍 호전됐다"며 "연습 경기를 오랜만에 뛰어 오른쪽 종아리 근육에 다소 무리가 왔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훈련량이 많기로 소문난 우리은행에 와서 직접 경험한 연습 분위기는 어떨까. 김정은은 "상상 이상"이라며 "'이렇게 하니까 우승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함께 훈련하면서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삼성생명에서 이적해온 박태은과 같이 연습량에 대해 감탄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정은을 만난 것은 '지옥 훈련'이라 불리는 우리은행의 여수 전지훈련 시작 바로 전날인 26일이었다.
김정은은 "선수들 전부 여수 훈련 날짜만 꼽고 있을 정도의 분위기"라고 소개하며 "동료 선수들이 '눈물이 절로 나온다'고 하는 여수 훈련이라고 하는데 최대한 충실히 소화해서 다음 시즌에 새로운 모습을 꼭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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