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리, 다음달 휴가지는 '영남 3대 양반촌'…안동·칠곡·경주
호남총리, 영남 유림의 뿌리 찾아…文대통령은 임청각 추천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8월 여름휴가를 '영남 3대 양반촌'으로 꼽히는 안동 하회마을·칠곡 매원마을·경주 양동마을에서 보낸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에 따라 안동 임청각(臨淸閣·보물 182호)도 방문한다.
이 총리는 업무일정 상 8월9(수)∼11일(금) 사흘과 8월18일(금) 하루 등 총 나흘간 여름휴가를 보낼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 총리는 평소 아랫사람은 휴가를 잘 보내주지만, 본인은 거의 휴가를 가지 않고 일에 몰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총리는 '눈치 보지 않고 휴가 가는 분위기를 만들라'는 문재인 정부 방침에 따라 올해 여름휴가를 떠나기로 했다.
이 총리는 휴가 첫날인 8월9일에는 건강검진을 받는다.
10일에는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임청각, 도산서원을 방문한다. 이 총리의 휴가지 선정을 두고 일각에서는 "내수진작은 물론 호남총리가 영남 유림의 뿌리를 찾는다는 의미가 크다"는 말이 나온다.
이 총리는 이번 휴가를 통해 영남 유림에게 경의를 표하고, 가르침을 받겠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이 총리가 안동에서 여름 휴가를 보낸다고 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임청각 방문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1519년에 지어진 임청각은 안동에 살았던 고성 이씨 종택으로, 상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1858~1932) 선생을 비롯해 독립운동 유공자 9명이 태어난 조선 중기의 고택이다.
5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임청각은 영남산 기슭의 비탈진 경사면을 이용해 계단식으로 기단을 쌓고 99칸을 배치한 살림집이다.
일제강점기 철도 부설로 50여 칸의 행랑채와 부속건물이 훼손됐지만 남은 규모만으로도 조선 시대 민간가옥 중 가장 큰 규모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작년 5월 임청각을 찾아 "안동이나 유교라고 하면 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안동지역에서는 독립운동이 활발했다"며 "(이들은) 혁신유림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
이 총리는 휴가 셋째 날인 8월11일에는 경북 칠곡 매원전통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최부자댁'을 방문한다.
매원마을은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조선시대 '영남 3대 양반촌'으로 꼽혔던 곳이다.
경주 최부자댁은 1700년 건립된 고택으로, 최씨 집안은 12대에 걸쳐 만석꾼을 배출하고 한국판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씨 집안 가훈 중에는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이가 없도록 하라'는 내용이 있다.
사흘간의 휴가 후 이 총리는 업무에 복귀해 8·15 광복절 행사 등을 마친 뒤 18일(금)에 하루 더 휴가를 보낸다.
이날 이 총리는 천안 병천시장 아우내장터와 충북 충주에 있는 '깊은산속 옹달샘 명상센터'를 방문한다. 이 명상센터는 '아침편지'로 유명한 고도원 작가가 운영한다. 고 작가는 고(故) 김대중 대통령 시절 5년간 연설담당 비서관을 지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부터 8월5일까지 6박 7일 일정으로 여름 휴가를 떠난다. 문 대통령은 부인 김정숙 여사와 이날 평창에 도착해서 하루를 묵은 뒤 다음 날 지방의 모처로 자리를 옮겨서 조용히 나머지 휴가 기간을 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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