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추락에 등 돌리나…보좌관 "아베, 공사 구분 못해"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지지율이 20%대까지 곤두박질한 가운데 측근 보좌관이 그 원인으로 사태에 대한 은폐뿐 아니라 공사 구분을 제대로 못 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아베 총리를 비판했다.
30일 산케이신문과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참의원 의원) 총리 보좌관은 전날 아베 내각 지지율 하락에 대해 "은폐 체질과 공사 혼동에 의한 허술함이 있어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회장을 맡고 있는 보수계 초당파 의원모임 '창생일본'이 나가사키(長崎)현 사세보(佐世保)시에서 개최한 연수회에서였다.
에토 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까지 거론하며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에토 보좌관은 아키에 여사가 연루돼 '아키에 스캔들'로도 불렸던 모리토모(森友)학원 문제, 아베 총리 친구가 이사장으로 있는 가케(加計)학원의 수의학부 신설에 영향을 끼쳐 논란이 된 최근의 사학 스캔들도 거론했다.
그는 "총리도, 여사도 권력적으로 우리나라에서 맨 위에 있다"며 "최고 권력자가 된 다음에는 개인 관계를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우정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긴다"고도 말했다.
에토 보좌관은 "개인을 중요시하면 할수록 공사 혼동과 '손타쿠'(忖度)가 있는 게 아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손타쿠는 누가 구체적으로 지시를 내리지 않았지만 스스로 알아서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아베 총리의 사학 스캔들에선 관료와 해당 정부기관의 이러한 '알아서 기기'가 문제로 지적된 바 있다.
에토 보좌관은 "어려운 지지율이 된 것에 대해선 (총리) 주변에 있는 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에토 보좌관은 2차대전 당시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지난해 10월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와 올해 4월 춘계 예대제 기간에 참배했던 인물이다.
또한, 2013년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미국이 '실망했다'고 반발하자 미국을 비판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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