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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계열화의 덫…현대기아차 부진에 계열사도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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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계열화의 덫…현대기아차 부진에 계열사도 '휘청'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올해 2분기 역대 최악 수준의 실적을 내면서 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도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자동차의 원재료인 강판부터 해외운송과 할부 금융까지 자동차 생산·판매의 전 단계를 수직계열화한 탓에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이 다른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28일 각사의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주력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3% 감소한 4천92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4천822억원으로 43.2% 줄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1조1천611억원, 당기순이익이 1조2천4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2.6%, 24.3% 감소했다.

특히 주력사업인 모듈·핵심부품 제조 분야의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10.8% 하락하며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모비스는 매출의 약 70%를 현대·기아차와 그 종속회사에 의존한다.

현대·기아차에 변속기와 엔진 등을 공급하는 현대위아도 올 2분기 영업이익이 301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66.8% 급감했다.

당기순이익도 31.2% 줄어든 403억원에 그쳤다.

자동차용 강판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현대제철은 2분기 영업이익이 3천50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 줄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5.6% 하락한 1천384억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현대제철은 철강재 가격 상승과 건설수요 호조로 인해 하락 폭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작았다.

현대·기아차의 완성차 해상운송을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는 매출이 지난해 2분기보다 9.1%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7.5%, 8% 감소했다.

현대·기아차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비용 절감과 부품 수급,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우위를 점해 글로벌 업체로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위험 분산이 안 되는 탓에 이번 사례처럼 모기업이 흔들릴 경우 그룹 전체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구조적 취약점을 해소하기 위해 계열사마다 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있으나 아직 독자 생존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제철 김영환 영업본부장은 이날 실적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현대·기아차의 해외판매 부진이 강판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확실히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다른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상당히 공격적으로 영업하는 등 전체 판매 손익에 큰 영향이 없도록 방책을 세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br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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