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거리 정밀유도 대함미사일로 함정 '펀치력' 강화
스텔스ㆍ 자율 공격 기능 갖춘 LRASM 발사 시험 성공
러시아ㆍ중국 위협 대응책, 실전배치까지는 시간 걸릴 듯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미국 해군 전투함들의 대함(對艦) 타격력이 크게 강화된다.
미 군사 전문매체 브레이킹 디펜스에 따르면 미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은 최근 스텔스 기능을 갖춘 장거리 정밀유도대함미사일(LRASM)의 발사 시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이에 따라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등 미 해군 전투함들은 기존의 하푼 미사일(최대사거리 241㎞)이나 신형 SM-6 미사일(사거리 370㎞) 대신 사거리가 800㎞에다 탄두 중량도 1천 파운드(450㎏) 이상인 LRASM으로 적 함정을 타격할 수 있게 됐다고 이 매체는 설명했다.
록히드마틴이 육상 표적 타격을 위해 개발한 성능개량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재즘-ER'(JASSM-ER)을 해상용으로 변형한 LRASM은 F/A-18E 슈퍼호넷 전투기나 B1-B 전략폭격기 장착용 무기로 주목을 받아왔다.
미해군이 MK 41 수직발사관을 통해 발사할 수 있는 LRASM을 함정 발사용으로 주목하게 된 것은 중국과 러시아보다 상대적으로 대함 타격력이 떨어진다는 평가 때문이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싸고 미국, 일본, 베트남 등 관련국들과의 갈등이 고조되자 급성장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하푼 미사일보다 사거리 길고, 파괴력이 훨씬 강력한 대함 미사일을 개발, 수상함, 잠수함, 전투기 등에 탑재했다.
중국의 대함 미사일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잉지(鷹擊)-18로 알려진 YJ-18 미사일. 최대 속도 마하 3에 사거리가 540㎞나 되는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칼리브르 대함 순항미사일의 '짝퉁'으로 하푼보다 원거리에서 먼저 발사할 수 있고 탄두 중량도 350㎏나 돼 미 해군에 큰 위협으로 등장했다.
러시아는 500㎏의 고폭탄두나 500kt급 핵탄두를 장착하고 2천500㎞ 떨어진 지상이나 해상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칼리브르 순항미사일과 최대사거리 300㎞에 250㎏의 고폭탄두를 단 P-800 오닉스('야혼트') 대함 순항미사일을 이미 실전 배치했다.
러시아는 특히 300㎞ 떨어진 적 함정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파괴할 수 있어, 현존 최고의 대함 순항미사일로 평가받은 브라모스도 이미 20년가량 운영하는 한편 지속적인 개량작업으로 위협을 가중해왔다.
이에 미 해군과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국(DARPA)은 록히드마틴과 함께 2009년부터 LRASM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에 힘입어 미 국방부는 지난해 함대공 미사일로 개발된 SM-6을 함대함으로 개조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SM-6의 탄두 중량은 140 파운드(63.5㎏)로 하푼의 500 파운드(226.7㎏)보다 크게 떨어져 파괴력에서는 아예 비교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대안으로 부상한 LRASM은 사거리와 '펀치력'을 개량했다. 다만 속도가 마하 2.9(시속 3천550㎞)로 3.5(시속 4천284㎞)인 SM-6보다는 떨어진다.
LRASM은 특히 장착된 인공지능(AI)으로 GPS나 전술데이터 링크처럼 외부로부터의 정보와 유도 시스템 연결이 단절되더라도 적 레이더망이나 방공망 주위에 이르면 자율적으로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지스 구축함 등 수상함 외에도 로스앤젤레스급 공격형 핵 추진 잠수함 등을 통해서도 LRASM을 발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함정 발사 시험이 아니라 뉴멕시코주 화이트 샌즈 미사일 시험장에서 한 지상 발사 시험이기 때문에 추가 성능 실험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므로 실전배치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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