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IT주, 외국인 '팔자'에 추락…상승사이클 끝나나
차익실현 매물 소화 뒤 추세적 상승 흐름 재개할 것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대장주'인 삼성전자[005930]와 시가총액 2등주 SK하이닉스[000660]가 실적 발표를 계기로 미끄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피도 사상 최고치 행진을 멈추고 뒷걸음질 치고 있다.
28일 오전 11시2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엿새째 하락세를 이어가 전날보다 3.61% 내린 240만원에 턱걸이했다. SK하이닉스도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서 4.09% 내린 6만5천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코스피 전기·전자업종(-3.35%)도 업종지수 중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현재 2천820억원을 순매도 중이나 이 중 전기·전자를 2천450억원이나 팔아치웠다. 기관도 전기·전자주를 949억원어치를 순매도하고 있다.
대형 정보기술(IT)주가 이처럼 힘을 잃으면서 코스피도 지난 19일 이후 처음으로 2,410대까지 물러났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0.57포인트(1.25%) 떨어진 2,412.67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약세는 그동안 상승 피로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실적을 발표해 호재가 모두 노출됐다"며 "외국인을 중심으로 그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조정을 받은 것도 코스피의 IT주 약세에 영향을 줬다.
27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39% 올랐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0.10%)는 내렸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0.63%)는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등 대형 기술주의 조정으로 낙폭이 더 컸다.
그러나 시장 내부에선 이번 IT주의 조정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시기에 일부 차익실현을 하고 나면 매도를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IT 업황이 여전히 견조한 데다가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3분기에 일시적인 부진을 거쳐 4분기에 최대 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4분기에 D램(DRAM)의 탄탄한 가격 흐름과 3D 낸드(NAND), 휘어지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물량 증가 효과로 1조1천3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4분기 영업이익은 2분기 14조700억원을 뛰어넘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 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90만원에서 310만원으로 올렸다.
조용준 센터장은 "4차 산업에서 시작된 현재의 IT 주도 사이클이 끝난 것은 아니다"라며 "차익 실현 매물이 다 소화되고 나면 IT를 중심으로 한 추세적인 강세 흐름이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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