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書香萬里] '무소유의 선구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탄생 200주년 전기집 출간…"자연과 사회정의, 두가지 면모 재조명"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생태주의 문학의 고전 '월든'(Walden)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1817~1862)는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진 이름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고향 매사추세츠 주의 월든 호숫가로 들어가 직접 오두막을 짓고 2년 2개월을 지냈다.
그때의 경험을 담아 문명을 비판하고 자연을 예찬한 에세이집 '월든'을 펴냈다. '무소유의 삶' 법정스님(1932~2010)도 7년전 입적하기 전까지 늘 머리맡에 두고, 소로의 깨달음을 마음에 새겼다고 한다.
지난 12일로 소로가 탄생한 지 정확하게 200주년이 됐다.
수많은 '월든 번역본'이 출간됐고 그의 삶을 되새기는 저작들도 적지 않지만, 최근 로라 월스가 펴낸 전기(傳記)「헨리 데이비드 소로- 인생(A Life)」은 200주년에 맞춰 발간됐기에 미국 언론에서도 더욱 주목하는 분위기다.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에서의 출생부터 하버드 대학까지 학창 시절, 두 살 위의 형인 존 소로 주니어와의 여행, 형의 죽음을 계기로 월든 호숫가에 자리 잡는 과정 등을 찬찬하게 되짚는다. 또 다른 저서 '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을 펴낸 사회활동가 면모도 재조명했다.
저자는 서문에서 "소로 탄생 200주년, 우리는 그에게서 두 가지 면모를 발견한다"면서 "한쪽이 자연을 대변한다면, 다른 쪽은 사회정의를 외치고 있다"고 썼다.
다양한 삽화들을 통해 소로가 활동했던 19세 중반의 미국 사회로 독자들을 안내한다는 게 특징이다.
당시 소로가 머물렀던 미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역도 서서히 산업화하기 시작했다. 상업이 발달하고 숲은 파괴됐고 강에는 댐이 들어섰다. 소로의 눈에는 "무역이 모든 것에 저주를 내리는" 것으로 비췄다.
소로가 월든 호숫가로 들어간 것은 1845년 7월. 그의 나이 스물여덟 살 때였다. "모든 자연이 나의 신부"라며 독신으로 지냈던 소로는 45세에 평온하게 숨을 거뒀다.
사실 소로의 저작들은 매년 휴가철마다 추천도서로 꼽히는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종류의 번역본이 출간돼 있다.
이번에 발간된 '소로 전기'도 역시나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에 추천도서로 선정했다. 인터넷서점 아마존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615쪽. 시카고대학교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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