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지난 17일 부산 북구의 한 원룸에 거주하는 A(28·여) 씨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일을 겪었다.
오후 7시쯤 초인종이 두 번 울리더니 A씨가 답을 하지 않자 도어락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한 것이다.
'띠리릿∼철컥'. 잠시 뒤 비밀번호가 맞게 입력됐다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낯선 남성이 불쑥 방안으로 들어왔다.
두 사람의 눈이 딱 마주치는 순간 A씨는 비명을 질렀고 남성은 당황했는지 곧장 달아났다.
출동한 경찰은 원룸 출입구 폐쇄회로(CC) TV를 확인해 이 남성을 붙잡았다.
알고 보니 범인은 같은 원룸 입주민 양모(38) 씨.
특별한 직업이 없던 양씨는 "돈을 훔치려고 침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 조사결과 양씨는 담뱃갑 안에 휴대전화를 넣어 계단 구석에 설치한 뒤 동영상으로 A씨가 비밀번호를 누르는 장면을 찍어 비번을 알아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A씨가 거주하는 원룸이 계단과 특히 가까워서 휴대전화 줌인 기능만으로 비밀번호 촬영이 쉬워 타깃이 됐다"면서 "양씨가 2∼3년 전 입주해 매일 집에만 있다 보니 다른 입주자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었는데 여성이 거주한다는 점도 고려가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해당 원룸에서 초인종이 눌러지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는 입주민의 진술도 확보해 양씨의 범행인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주거침입 혐의로 양씨를 28일 불구속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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